마크롱 등 유럽 지도자들, “깊은 분노” “소름" 공분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자체 조사할 것”
샤를 미셸 EU 상임의장, “러시아 제재 준비 중”
독일 정부도 러시아 가스 수입 중단 등 제재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외곽 부차 등지의 러시아군이 떠난 자리에서 집단학살의 흔적이 잇따라 발견되면서 국제사회에서 러시아 책임론이 커지고 있다. 유럽 각국의 지도자들은 공분하며 이를 전쟁범죄로 규정했고, 유럽연합(EU) 차원의 추가제재를 예고했다.
3일(현지시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부차의 민간인 학살을) 참을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거리에서 민간인 수백 명이 비겁하게 살해됐다”며 “러시아 당국이 이 범죄에 대해 답을 해야 할 것이다. 우크라이나 사람들과 연대하겠다"고 덧붙였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도 민간인이 대량 학살된 부차의 상황을 "시신이 널려 있는 길"이라며 "끔직하고 소름이 끼친다"고 분노했다. 보리슨 존슨 영국 총리는 이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통화하며 키이우 탈환을 축하하는 한편 “민간인들이 엄청난 고통을 겪고 있다”고 위로했다.
유엔은 러시아군이 자행한 것으로 알려진 우크라이나 지역의 집단학살에 대한 조사를 시사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성명을 내고 "부차에서 살해된 민간인들의 모습을 보고 깊은 충격을 받았다"며 "효과적인 책임규명을 보장하기 위해 독립적인 조사가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전쟁범죄 사건은 네덜란드 헤이그의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제소할 수 있지만 법원에 집행력이 없기 때문에 러시아 지도자들에게 책임을 묻기는 사실상 어렵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ICC의 판결을 집행할 권한을 가지고 있지만,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가 자국을 향한 집행 안건에 거부권을 행사할 것은 뻔한 이치다.
이로 인해 러시아의 반인륜 범죄에 대한 단죄를 위해서는 국제사회가 추가 제재 등을 통해 러시아 고립을 가속화해야 한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이날 SNS를 통해 “러시아에 대한 EU의 제재와 우크라이나 지원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마크롱 대통령은 프랑스 인터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군의 민간인 학살과 관련한 더 많은 제재를 해야 한다”고 공감했다. 카야 칼라스 에스토니아 총리도 SNS에 “이른 시일 안에 EU 차원의 강력한 5차 제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크리스티아네 람브레히트 독일 국방장관은 TV 프로그램에 나와 “부차에서의 잔학 행위에 비춰 EU가 러시아 가스 수입을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독일ㆍ프랑스 외무장관도 부차 사태를 거론하며 추가 제재 필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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