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명까지 모임, 자정까지 영업' 시행 첫날
점심에 한산하던 논현동 먹자골목, 저녁엔 북적
"코로나 잡혀야 진정한 매출 회복" 신중론도
사적 모임은 최대 10명, 영업시간은 자정까지로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조치가 시작된 4일, 자영업자들은 손님이 늘어날 조짐에 반색하면서 2주간 적용될 이번 조치를 끝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이 완전히 해제될 경우 매출이 완연히 회복될 수 있으리란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다만 새로운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출현이 이런 일상 회복 기조에 찬물을 끼얹을지도 모른다는 걱정도 드러냈다.
저녁 단체손님 증가세 뚜렷
직장인 고객이 많은 서울 강남구 논현동 먹자골목은 이날 점심시간만 해도 대체로 한산했다. 상인들은 "거리두기가 조금 완화됐다고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면서도 실망감이 역력했다. 6층 건물을 통째로 사용하는 중식당의 지배인 박모(62)씨는 "오늘도 점심 예약이 3건뿐"이라며 "코로나 이후 매출 반토막에 직원은 28명에서 18명으로 줄었다"며 고개를 저었다.
하지만 이곳의 분위기는 저녁이 되자 사뭇 달라졌다. 오후 7시 한식 주점엔 10명 안팎의 단체예약 4개 팀을 포함해 손님 100여 명이 매장을 가득 채웠다. 직원 A(41)씨는 "평소보다 손님이 20% 정도 늘었다"며 "내일도 10명짜리 예약이 2건 들어와서 확실히 숨통이 트이는 기분"이라며 웃었다.
회식 손님들도 거리두기 완화를 반겼다. 서울 영등포구 고깃집에서 만난 중소기업 대표 이모(56)씨는 "직원이 딱 10명이라 그동안 미뤄왔던 신입사원 환영회를 했다"고 말했다.
다만 심야 장사 의존도가 높은 주점 등에선 "1시간 연장으로는 부족하다"는 반응이 여전했다. 논현동 일식주점 실장 김모(45)씨는 "밤시간 영업에 주력하는 가게들이 (매출을) 회복하려면 거리두기를 완전 철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영업자들은 이번이 '마지막 거리두기'가 될 수 있다는 기대를 내비쳤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이달 1일 "향후 2주간 유행이 감소세로 전환되고 위중증 환자 발생이 안정적이면 실내 마스크 착용을 제외한 모든 조치 해제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중식당 지배인 박씨는 "50인 대형 연회석을 닫아놓은 지 벌써 1년 반이 넘었다"며 "인원 제한이 완전히 해제되면 동창회, 회사 모임 등 단체 예약을 다시 받을 수 있어 상황이 훨씬 나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확산세 진정, 손실 보상도 필수"
근본적으론 코로나19 상황이 충분히 진정돼야 손님들이 가게를 찾을 거란 신중론도 적지 않다. 논현동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김모(52)씨는 "중증 환자와 사망자가 많고 XE 변이 출현 소식도 있다 보니 거리두기가 완화돼도 외출을 꺼리는 사람이 많을 것"이라며 "확산세가 얼른 잡혀 시민들 인식이 바뀌는 게 급선무"라고 말했다.
2년간의 영업 제한에 따른 손실이 제대로 보상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논현동 수제맥주집 사장 김모(74)씨는 "식사를 마치고 온 손님에게 '2차 장사'를 하는 주점은 야간영업 제한에 그야말로 절단이 났다"며 "거리두기 해제도 좋지만 그동안 쌓인 손실에 대한 합당한 보상도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상헌 코로나피해자영업총연대 공동대표는 "주점 등을 어렵게 해온 영업시간 제한이 완전히 해제되지 않은 점, 단체모임 문화가 사라진 마당에 모임 인원을 늘린 점은 큰 의미가 없는 조치"라며 "기대한 대로 2주 뒤 거리두기가 완전히 철폐된다면 자영업자 입장에서 그보다 더 좋은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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