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김-노규덕 한미 북핵 협상 수석대표 워싱턴 협의
한미 "새 결의 추진 포함 강력한 조치 추진 필요"
한미 양국이 북한을 제재하는 새로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 채택을 추진하기로 했다.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와 7차 핵실험 추진 같은 계속되는 무력 도발 대응 차원이다. 미국은 동시에 ‘북한과의 진지하고 일관된 외교 계속 추진’ 방침도 재확인했다. 압박과 대화 카드를 모두 활용하겠다는 뜻이다.
한미 북핵 협상 수석대표인 성 김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노규덕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4일(현지시간) 미 워싱턴 국무부 청사에서 협의를 진행했다. 김 대표는 협의 직후 취재진과 만나 “우리는 긴장을 고조시키는 북한의 행위에 대한 유엔 안보리의 강력한 대응의 중요성에 동의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새로운 안보리 결의를 추진하기 위해 노 본부장 및 그의 팀, 유엔 동료들과 협력하기를 고대한다”라고 덧붙였다.
노 본부장도 “북한의 도발에 단호하게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공동의 입장을 재확인했다”며 “특히 지난 3월 24일 북한의 ICBM 발사는 다수의 안보리 결의 위반임을 감안해 새로운 결의 추진을 포함해 강력한 조치를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라고 말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달 24일 평양에서 동해 쪽으로 ICBM 1발을 시험 발사했다. 비행거리 1,080㎞, 정점고도 6,200㎞를 기록했다. 한미 군 당국은 화성-15형 시험 발사로 분석했다. 북한이 ICBM 발사에 성공한 것은 2017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이번 발사로 2018년 4월 이후 유지해온 ‘핵실험ㆍ미사일 시험 발사 모라토리엄(유예)’이 파기되고 북한은 도발 모드로 돌아섰다.
이에 한미 양국은 북한 제재를 추진했다. 2017년 북한의 ICBM 발사 후 채택된 유엔 안보리 결의 2397호에는 북한이 다시 ICBM을 발사하면 대북 원유 및 정제유 공급량 상한선을 추가로 줄일 수 있는 자동 ‘트리거(방아쇠)’ 조항이 들어가 있었다. 하지만 북한의 화성-15형 발사 직후인 지난달 25일 열린 유엔 안보리는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언론성명 채택도 못한 채 끝났다. 한미 북핵 수석대표가 다시 안보리 결의를 추진하기로 했지만 쉽지는 않은 상황인 것이다.
한미 양국은 또 추가 제재 추진과 별개로 대화의 문은 열어두겠다고 했다. 김 대표는 “우리는 외교에 열려 있다는 점 또한 분명히 했다”며 “북한은 비핵화라는 공동의 목표에 대한 협상을 놓고 대화하는 방안을 선택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노 본부장도 “한미는 한반도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노력도 계속 함께 하기로 했다”며 “이 자리를 빌려 북한에 더 이상의 상황 악화 조치를 자제하고 대화와 외교로 복귀할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라고 강조했다.
미 국무부도 한미 협의 종료 후 네드 프라이스 대변인 명의 성명에서 “(북한의) 긴장을 고조하는 행위에 대한 강하고 통일된 대응의 중요성을 재확인했다”며 “김 대표는 한국 안보에 대한 미국의 철통 같은 약속을 강조하는 동시에 미국이 북한과의 진지하고 일관된 외교를 계속 추진한다는 점을 재확인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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