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하나·NH농협은행 적격대출 판매 재개
'3%대 장기고정형 상품' 장점에 인기몰이
"담보대상 제한적이라 수요 감소할 것" 전망도
정책금융상품인 적격대출의 2분기 판매가 시작되자 금융권 ‘오픈런(매장 문을 열자마자 물건을 사기 위해 달려가는 행위)’이 다시 시작됐다. NH농협은행은 판매 이틀 만에 분기 한도를 모두 소진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하나·NH농협은행은 이달 들어 적격대출 2분기 판매를 시작했다. 이 중 4일 적격대출 판매를 재개한 NH농협은행은 2영업일째인 지난 5일 판매한도(300억 원)에 대한 대출신청 접수를 완료했다. NH농협은행은 1분기 판매 당시에도 2영업일 만에 한도 물량을 모두 소진한 바 있다.
1일 판매를 재개한 우리은행에서도 3영업일이 지난 5일까지 분기 한도(1,000억 원)의 41%에 달하는 약 410억 원어치에 대한 접수가 마감됐다. 이 같은 속도라면 늦어도 이달 안에 한도가 모두 소진될 전망이다.
타 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한도가 넉넉한 하나은행(2,500억 원)은 아직까지 물량에 여유가 있지만, 5일까지 신청 접수한 대출액수(310억 원)만 놓고보면 이미 NH농협은행을 넘어섰다. 1분기에도 한 달여 만에 한도가 소진됐던 점을 감안하면 하나은행 적격대출 역시 분기가 끝나기 훨씬 전에 ‘완판’될 것으로 예상된다.
적격대출은 한국주택금융공사(주금공)가 금융권을 통해 공급하는 장기(10~40년) 고정금리 대출상품으로 금리는 연 3.95%수준이다. 무주택자 또는 곧 주택을 처분할 1주택자가 9억 원 이하 주택을 구매할 때 최대 5억 원까지 대출받을 수 있다.
적격대출에 고객의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시중은행에 비해 낮은 이자 때문이다. 최근 시중은행 주담대 금리 상단이 6%를 넘어서는 등 급등세를 보이는 가운데, 연 3%대 고정금리로 대출받을 수 있다는 점이 부각되며 적격대출에 실수요자가 몰리고 있는 것이다. 특히 올해 기준금리 추가 인상과 맞물려 시중은행 주담대 금리도 함께 뛸 것으로 예상되면서, 장기 고정형 금리인 적격대출 수요는 갈수록 늘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처럼 적격대출 인기가 식을 줄 모르자 해당 상품을 취급하지 않는 타 금융사도 적격대출 판매를 검토하고 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은행 대출 상황과 금융환경 등을 고려해 2분기 말쯤 적격대출 판매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적격대출은 담보대상(9억 원 이하 주택)이 제한적이라 장기적으로는 수도권 주택 구매 희망자 사이에 인기가 시들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지난달 서울·경기·인천 소재 중형 아파트 평균 가격이 10억 원을 돌파했기 때문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앞으로 적격대출 수요는 주로 지방 소재 주택을 구매하려는 고객으로 한정될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3분기부터는 ‘오픈런’이 일어나지 않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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