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매출 규모 세계 6위 시장
MMORPG 인기, 게이머 취향도 유사
"서구권에선 맥 못 춘다" 지적도
대만 시장에 불어닥친 '게임한류' 열풍이 거세다. 현지 모바일을 포함한 컴퓨터(PC) 게임 분야에서도 상위권에 포진, 인기몰이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대만의 경우엔 전체 인구 중 절반 이상이 게임을 즐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긍정적인 전망도 감지된다.
메이플스토리가 아직도? PC게임도 K게임이 장악
11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대만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카카오게임즈의 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오딘은 출시 당일 애플 앱스토어 매출 순위 1위에 오르면서 현지 시장에 연착륙했다.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인 모바일인덱스와 센서타워 등에 의하면 오딘은 출시 보름이 지난 11일에도 애플과 구글 플레이스토어 다운로드와 매출 순위 최상위권에 올라 있다.
지난해 11월 대만에 선을 보인 '리니지W'도 고공행진 중이다. 글로벌 동시 출시한 12개국 중 한국과 대만, 홍콩에서만 매출 1위에 오르면서 선전했다. 이날 기준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1위를 지키면서 오딘과 더불어 K게임의 흥행에 앞장서고 있다. 크래프톤의 '뉴스테이트 모바일'도 지난해 4분기 기준 대만 모바일게임 시장 다운로드 순위 1위에 마크되면서 축배를 들었다. 리니지W 외에도 '리니지M'과 '리니지2M', 넥슨의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와 넷마블의 '제2의나라' 등도 양대 앱마켓 순위권에서 순항 중이다.
K게임은 컴퓨터(PC) 게임 시장에서도 강세다. 대만 게임포털인 바하무트에 따르면 넥슨의 '메이플스토리'는 지난해 12월부터 3개월 연속 PC게임 순위 1위를 수성하고 있다. 펄어비스의 MMORPG '검은사막 온라인'도 2017년 출시 이후 선풍적인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
인구는 2,300만명이지만... 모바일 게임시장은 세계 6위
대만시장에 안착한 K게임의 흥행 배경엔 현지 시장의 특성도 주된 요인으로 지목된다. 2020년 기준, 대만의 인구는 2,356만 명으로 한국의 절반 수준이지만 자국민의 60% 이상이 게이머로 알려질 만큼 게임에 대한 애착이 상당하다. 글로벌 데이터 분석 업체인 데이터에이아이에 따르면 지난해 대만 모바일 게임 전체 매출 규모는 26억8,500만 달러(약 3조3,000억 원)로, 세계 6위 규모다. 게임강국으로 알려진 미국과 일본, 한국, 중국, 독일 등에 이어진 순위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1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2020년 기준 국내 게임산업 수출액은 81억9,000만 달러(약 9조7,000억 원) 규모로, 이 중 대만(11.2%)의 비중은 중국(35.3%), 동남아(19.8%)에 이어 3위에 랭크됐다. 단일 국가로는 중국에 이은 2위로, 북미(11.2%), 유럽(8.3%) 시장보다 매출 규모가 크다.
다른 나라에 비해 시장 진입이 쉽다는 부분도 K게임엔 유리한 요소다. 정부의 규제와 문화적인 장벽 모두 낮은 탓이다. 대만의 게임 인증제도는 중국의 허가제와 달리 '등록제'로, 외국 게임에 개방적이다. 2010년대 중반부터 중국 시장 진출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국내 게임사들이 대만을 중화권 진출의 전초 기지로 삼아 공략에 나선 이유이기도 하다.
MMORPG 인기도 한몫... 대만 밖에선 종이호랑이?
국내 게임사들의 주력 분야인 MMORPG 장르의 인기가 높은 것도 K게임의 흥행에 일조하고 있다. 국내 대표 MMORPG 게임 리니지는 22년 전인 2000년 대만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최고 동시 접속자 수 20만 명을 기록하는 등 장수 인기게임으로 자리 잡았다. 같은 동아시아 문화권인 데다, 확률형 아이템과 유료결제에 거부감도 크지 않다. 더빙 대신 자막을 선호하는 등 이용자의 취향도 한국 게이머들과 유사해 현지화 작업에 효과적이다.
다만 일각에서 대만에서의 성공이 국내 게임이 가진 가능성과 한계를 동시에 보여준 방증이란 비판은 눈여겨볼 대목이다. K게임은 MMORPG 외에 콘솔 게임에선 약세인 데다, 서구 문화권을 공략할 수 있는 지식재산권(IP)도 약점으로 지목되고 있다. 북미와 유럽 게임시장에선 여전히 고전 중인 주된 원인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대만 게임시장은 한국과 굉장히 유사해 온라인, 모바일, 이용자 간 대결(PvP) 게임에 대한 선호가 높다"면서도 "최근엔 글로벌 트렌드에 맞춰 웰메이드 게임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 만큼 한국 게임이 언제까지나 통할 거라고 안심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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