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초대 내각' 인선의 마지막 퍼즐을 맞추고 있다.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 경제팀 라인은 이르면 10일 윤 당선인이 직접 발표한다. 주요부처 장관 후보자 명단도 복수에서 단수로 속속 추린 것으로 전해졌다.
윤석열 정부의 1기 내각 인선은 고차 방정식이다. 172석의 예비 거대 야당 더불어민주당이 예고한 깐깐한 인사청문회 문턱을 넘으려면 윤 당선인 입장에선 현역 의원 내지는 측근 차출이 불가피하다. 하지만 6·1 지방선거 성적표를 신경쓰지 않을 수 없는 만큼 '국민 눈치'도 봐야 한다. 윤 당선인 최측근들이 '여의도 복귀'를 속속 선언하는 배경이다.
초대 내각 발표, '슈퍼 위크'는 4월 둘째주
7일 윤 당선인 측에 따르면, 10일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 인선 발표를 시작으로 15일쯤까지 장관 후보자가 순차적으로 공표될 예정이다. 장관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 절차에는 통상 3~4주가 소요된다. 취임(5월 10일)과 동시에 새 내각의 닻을 올리려면, 늦어도 15일까지 장관 인선을 마무리해야 한다. 다만 대통령 비서실 인선은 윤 당선인이 공언한 '대통령실 직제 개혁'과 맞물려 있어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
장제원 대통령 당선인 비서실장도 취재진에게 "어떤 분야의 인사든 전문적 감각을 겸비해야 하고, 또 경륜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낙점된 사람은 다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검증 절차가 진행 중이라 일괄 발표는 어렵지만, 인선에 속도를 내겠다는 뜻이다.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는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이 사실상 내정됐다. 추 의원은 기재부 1차관, 국무조정실장(장관급)을 역임한 대표 경제통이다. 그는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가 2005년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현 기재부) 장관일 때 각각 재경부 금융정책과장, 증권제도과장으로 일하며 손발을 맞춘 경험이 있다.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가 유력하다.
또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김성한 전 외교통상부 2차관으로 좁혀졌다. 외교부 장관은 박진·조태용 의원이 경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 장관은 김용우 전 육군참모총장과 이종섭 전 합참차장이 거론된다. 다만 장 비서실장은 '현재 낙점된 사람이 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아직 없다"며 조심스러워했다.
장제원·윤한홍·권성동 일제히 '여의도행' 선언
인선이 막판 레이스에 접어들면서 이른바 '윤핵관'(윤 당선인측 핵심관계자)은 입각 혹은 대통령실 차출 명단에서 사라지고 있다.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유력했던 장 비서실장이 "국회로 돌아가겠다"고 밝힌 데 이어,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로 하마평에 올랐던 윤한홍 의원도 "당선인에게 고사하겠다고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권성동 의원은 원내대표 경선에 출사표를 던졌다.
측근들이 윤 당선인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지 않고 여의도 복귀로 방향을 튼 것은 새 대통령의 정치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다. 핵심 관계자는 "최측근들이 자리를 독식하는 순간 '문고리 권력'이라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다"면서 "윤 당선인이 여소야대 정국을 돌파할 유일한 카드인 국민 지지를 훼손해선 안 된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윤석열표 정책'에 드라이브를 걸려면 핵심 참모들이 국회에서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판단도 깔려 있다.
새 정부 출발하자마자 지방선거 '부담'
두 달도 남지 않은 지방선거가 새 정부 출범과 맞물린 데 대한 부담도 있다. 윤 당선인의 취임 전 지지율이 기대치를 밑도는데, 지방선거에서도 낙승하지 못하면 국정운영의 동력 자체를 잃어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윤 당선인도 최근 참모들에게 "아직 정권교체가 완성되지 않았다"며 지방선거 성과를 독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당선인과 가까운 국민의힘 의원은 "대통령 임기 중에 치러지는 선거는 여론의 중간평가를 받는 의미가 있는데, 이번엔 인수위 활동부터 조기평가를 받는 셈"이라며 "'윤석열 정부는 다르다'는 걸 보여줄 인물을 끝까지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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