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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렌스키, 러와 평화협상 지속 의지…"삶을 위해 싸워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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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렌스키, 러와 평화협상 지속 의지…"삶을 위해 싸워야 해"

입력
2022.04.10 14:45
수정
2022.04.10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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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크라마토르스크 기차역 폭격 후 AP통신 인터뷰
"고문자와 협상 싫지만, 외교 기회 잃고 싶지 않아"
"서방 무기 지원 충분치 않지만 증가하고 있어"
군용 티셔츠 차림에 지친 기색…인내심 보여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9일 키이우에서 카를 네함메르 오스트리아 총리를 만난 뒤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키이우=AFP 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9일 키이우에서 카를 네함메르 오스트리아 총리를 만난 뒤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키이우=AFP 연합뉴스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군의 민간인 학살에 전 세계가 분노ㆍ경악하고 있지만,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와의 평화협상에 희망을 걸고 있다. 9일(현지시간)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국민들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러시아와 협상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항전 의지를 의식한 듯 “누구도 이 국가를 고문한 사람과는 협상하고 싶지 않을 것이며, 아버지로서 남자로서 나도 그 사실을 잘 이해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우리에게 외교적 해결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이를 잃고 싶지 않다"며 "아무것도 남지 않았는데 먼지를 위해 싸울 수는 없다. 우리는 싸워야 하지만, 삶을 위해 싸워야 한다”고 전쟁을 멈춰야 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다만 평화협상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포함하지 않은 하위급 회담에 그쳐 타결까진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인터뷰 전날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州) 북부 도시 크라마토르스크 기차역에선 러시아군의 미사일 공격으로 수백 명의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했다. 우크라이나 북부에서 철수한 러시아군은 동부 돈바스 지역과 마리우폴 등 우크라이나군이 전력을 다해 지키고 있는 지역에 공세를 대폭 강화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마리우폴에 대해 적군의 발을 묶은 "전쟁의 심장"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우리는 강하고, 여전히 싸우고 있고, (마리우폴이라는 심장은) 계속 뛰고 있다"며 6주 넘게 이어진 참상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가 평화를 되찾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서방의 무기·장비 지원이 전세를 뒤집기에 충분한 것 같느냐’는 질문에 젤렌스키 대통령의 얼굴엔 체념과 답답함이 묻어났다고 AP통신은 전했다. 그는 "당연히 충분하지 않다"면서도 “다행히 미국과 유럽 국가에서의 지원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부차에서 러시아군의 민간인 학살 증거들이 공개된 뒤 서방 국가들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가속하고 있다는 점을 의식한 답변으로 풀이된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무기 지원이 더 빨리 이뤄졌다면 더 많은 사람을 살릴 수 있었을 것 같느냐’는 질문에 서방을 탓하기보다 자신을 성찰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우리는 자주 타인으로부터 답을 찾으려 하지만 나는 스스로 답을 찾으려 한다"며 "우리가 그것을(무기) 받을 만큼 충분히 했나, 우리가 (서방) 지도자들이 우리를 믿을 만큼 충분히 했을까?” 자문한다고 전했다. "우리는 이 순간, 이 장소에서 최선을 하고 있는 걸까? 누가 알까, 모르겠다. 각자 스스로에게 물어볼 일이다"라고 그는 에둘러 말했다.

AP통신은 녹색 군용 티셔츠 차림의 젤렌스키 대통령이 매우 지쳐 보였지만, 끔찍한 전쟁을 이겨내려는 인내심도 함께 보였다고 설명했다.

장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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