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8 에스와티니
남아프리카공화국 국경선 안에는 두 개의 딴 나라가 존재한다. 레소토공화국과 에스와티니다. 두 나라 모두 19세기 보어인의 침략을 모면하기 위해 영국보호령에 든 이력 때문에 독립 후에도 그리 자리 잡았다. 전자는 독립 후 영연방 자치 입헌왕정국가로, 모잠비크 남쪽 국경과 서쪽 국경만 공유한 후자는 1968년 독립과 동시에 입헌왕정에서 절대왕정국가로 회귀했다.
에스와티니(Eswatini)라는 생경한 국명은 스와질랜드의 새 이름이다. 2018년 4월 19일, 그 나라 전제군주 음스와티 3세(Mswati III, 1968.4.19~)가 독립 이래의 스와질랜드 왕국이란 국명 대신 에스와티니 왕국으로 개명한다고 국제사회에 선포했다. '해외에 나가면 스위스(Switzerland)와 혼동하는 이가 많아서'란 게 국명 변경의 이유. 영어와 함께 공용어인 스와티어로 에스와티니는 '스와티족의 땅'이란 의미다. 2018년은 독립 50주년이던 해였고, 4월 19일은 국왕의 만 50세 생일이었다.
에스와티니 왕국은 강원도만 한 국토(17,364 km2)에 인구 116만 명(2022년 현재) 남짓인 작은 나라다. 농업과 광업이 주요 산업이지만 식량 자급이 안 되고, 최근 사바나와 열대우림 자연공원을 활용한 관광산업을 육성하고 있다. 2020년 기준 1인당 GDP는 3,415달러(IBRD 집계). 국왕은 국무총리와 장관, 판사와 공무원 임명권을 지니고 있고, 상하원 의회가 있지만 야당은 없다. 음스와티3세는 1986년 만 18세로 권좌에 올랐고, 크리스천이면서 일부다처제를 신봉하고 또 실천해 150여 명의 아내와 207명의 자녀를 뒀다. 그의 사치스러운 생활도 꽤나 알려져 있다.
최근 에스와티니에도 다당제 및 입헌군주제 개혁 요구가 거세게 일어, 지난해 10월 행정수도 읍바바네와 왕정수도 로밤바 등지에서 대규모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국왕은 시위대를 '사탄의 무리'라며 최루탄과 물대포로 진압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