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타임스 "핀란드 6월 가입 신청... 스웨덴 뒤따를 듯"
나토, 공군력·정보전력서 이득... 지출은 거의 없어
"푸틴의 엄청난 전략적 실수" 美 당국자 일침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유럽연합(EU)에는 가입되어 있으나 군사 동맹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 합류에는 선을 그었던 북유럽 스웨덴과 핀란드가 나토에 가입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러시아의 팽창주의에 맞서기 위해 ‘동맹’에 합류하겠다는 것인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되레 역풍을 불렀다는 지적이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11일(현지시간) 핀란드가 오는 6월 나토에 가입을 신청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스웨덴도 뒤를 따를 것이라고 보도했다. 더타임스는 미국 당국자들을 인용해 “지난주 스웨덴과 핀란드가 참석한 동맹국 외무장관 회의에서 두 국가의 나토 회원국 가입이 대화의 주제였다”고 전했다. 앞서 7일 나토와 EU, 한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핀란드, 스웨덴, 조지아 등은 나토 및 파트너 국가 합동 외무장관 회의를 개최했다.
산나 마린 핀란드 총리 및 막달레나 안데르손 스웨덴 총리의 앞선 발언도 양국의 나토 가입이 시간문제임을 시사한다. 마린 총리는 8일 의회에 출석해 나토 가입 논의를 "수주 내 할 수 있다"면서 "해당 논의가 올여름 전에 마무리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마린 총리는 앞서 2일엔 “러시아는 우리가 생각했던 이웃이 아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안데르손 총리 역시 지난달 말 “어떤 식으로든 나토 회원국 가입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스웨덴과 핀란드의 나토 가입 추진은 러시아의 대외 강경책이 역풍을 불러온 것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러시아 인접국들엔 공포를 안겼다. 러시아와 육지 국경을 맞대고 있는 핀란드나 발트해만 건너면 바로 러시아를 마주하는 스웨덴이 자국을 향한 러시아의 침략을 우려하고 있다는 얘기다. 더타임스는 핀란드 국민들의 나토 가입 지지율은 3월 여론조사에서 62%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2월 조사에 비해 무려 19%포인트나 껑충 뛴 것이다. 한 미국 당국자는 더타임스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엄청난 전략적 실수”라고 짚었다.
양국의 가입 의사는 나토에도 반가운 일이다. 한 유럽 외교관은 “스웨덴과 핀란드는 나토의 ‘순(純)기여자’가 될 수 있다”고 더타임스에 말했다. 양국이 러시아를 견제할 수 있는 공군력 및 정보전력 측면에서 큰 도움이 되면서도 나토가 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비용이 거의 들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나토의 동진을 두려워하면서 이를 막기 위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는 핀란드, 스웨덴까지 나토 가입을 추진하자 긴장하는 빛이 역력하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9일 영국 스카이뉴스 인터뷰에서 “우리의 안보를 보장하기 위해 우리의 서쪽을 더욱 정교하게 만들어야 할 것”이라며 “안보 구조에 대한 위협으로 간주하며 추가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러시아가 양국의 나토 가입을 물리적으로 막을 수는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정치 컨설팅회사 아르폴리틱스의 타티아나 스타노바야 설립자는 더타임스에 “1년 전이었다면 극단적이고 감정적인 반응이 나왔을 테지만 현재 상황에서 핀란드의 나토 가입은 러시아가 가진 문제 리스트의 최상위에 있지 않다”고 진단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전쟁에 사활을 거는 만큼 다른 곳에 신경 쓸 여유가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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