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관계자 "수만 명 이상 군중 대회 될 것"
북한 당국, 김정은 업적으로 '핵무력' 과시
'4월 열병식' 비롯 고강도 도발 가능성 커
김일성 생일(4월 15일·태양절) 110주년을 앞둔 평양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미림비행장 인근 훈련장에서 1만 명 가까운 병력이 훈련하는 모습이 포착된 데 이어 김일성 광장에 주민 수만 명이 모인 사실이 파악됐다. 대내외적으로 '핵'을 거론하는 횟수도 부쩍 늘었다. 태양절을 계기로 내부를 결속하고 7차 핵실험 등 고강도 도발의 명분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군 관계자는 11일 "평양 김일성 광장에 많은 인원이 나와 (태양절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며 "10여만 명 이상 나올 때도 있는 만큼 수만 명 이상의 군중대회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고 했다. 이 같은 정황은 최근 공개된 위성사진과도 일치한다. 지난 7일 위성사진 서비스 '플래닛 랩스'는 김일성 광장에 수만 명 인파가 밀집했고, 붉은색 물결을 이루는 인파가 카드섹션으로 '일심단결'이라는 문구와 조선노동당 로고를 만들고 있는 모습을 공개했다. 같은 날 평양 미림비행장에서도 대규모 병력 대열로 보이는 점 형태의 사각형 26개가 포착됐다. 두 곳은 열병식 개최 및 연습 장소로 활용되는 만큼 북한이 '대규모' 열병식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역대급 열병식으로 평가되는 2017년 태양절 열병식 당시엔 약 15만 명이 동원됐다.
북한은 '핵무력' 선전에도 주력하고 있다. 지난 5일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의 담화에서 '핵 보유국'을 언급한 후 선전매체들도 잇따라 김 부부장의 논리를 답습하고 있다. 이날 우리민족끼리, 메아리 등은 "핵보유국을 향한 가당치 않은 잡소리", "정의의 핵, 다종다양한 강력한 타격 수단을 보유" 등의 표현으로 핵을 과시하면서 대남 위협 수위를 높였다. 전날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공식 집권 10년을 기념하는 중앙보고대회에서는 최대 업적으로 '핵무력 완성'을 꼽았고, 혁명박물관에는 김 위원장의 '핵개발 친필서'가 전시되고 있다.
북한의 최근 동향은 태양절 등을 계기로 고강도 무력 도발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이라는 해석이 많다. 열병식이 '병력 위주'로 이뤄지고 미사일 등 무기체계 이동이 보이지 않는 점도 도발 가능성을 높이는 대목이다. 실제 북한은 최근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3번 갱도' 복구 작업에 착수하면서 7차 핵실험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등의 준비에 나섰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정대진 원주 한라대 교수는 "4월은 북한의 주요 기념일이 몰려 있는 만큼 열병식을 통한 내부 결속 강화와 무력시위를 통한 군사력 과시 행보를 동시에 진행할 것"이라며 "열병식에서 '보여주기식'의 신무기 공개에 집중하기보다는 실제 행동으로 옮길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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