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마스터스 토너먼트의 최고 이슈는 단연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의 복귀였다. 하지만 이에 못지 않게 패트론(마스터스 갤러리)의 오거스타 복귀 역시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티박스와 그린 주변을 예닐곱 겹으로 둘러싸고 선수들의 플레이 하나하나에 박수와 함성으로 화답한 ‘구름 관중’은 왜 마스터스가 최고 권위의 골프 대회인지를 보여준 장면이었다.
올해 마스터스에는 하루 평균 5만여 명의 패트론이 다녀갔다. 코로나19 확산으로 2년 동안 무관중 또는 입장 인원을 제한했던 마스터스가 올해 인원 제한을 두지 않은데다, 우즈가 복귀하면서 경기가 열리기 사흘전인 월요일부터 관중들이 대거 입장했다.
관중들의 뜨거운 관심은 수익으로도 나타났다. 2년 동안 마스터스 관련 기념품을 사지 못했던 팬들의 구매욕구까지 폭발하면서 패트론 입장 이틀째부터 일부 품목의 품절 사태가 빚어졌고, 사흘째는 골프숍에 전시된 제품 중 절반 이상이 사라졌다.
입장권과 기념품 판매 등의 수익금에 따라 대회 3라운드 시작에 앞서 총상금과 우승상금을 발표하는 마스터스는 올해 상금을 30.4%나 늘렸다. 올해 총상금은 1,500만달러로 지난해 1,150만달러보다 350만달러 늘었다. 우승상금 역시 크게 올라 270만달러(약 33억1,500만원)로 확정했다. 패트론의 복귀 효과다.
결국 골프 팬들은 오거스타의 절경에서 벌이는 선수들의 샷 대결을 눈 앞에서 볼 수 있고, 선수들은 팬들의 뜨거운 응원과 함께 덤으로 상금까지 올라 갤러리와 선수 모두가 ‘윈윈’하는 대회로 마무리 됐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도 무려 30개월 만에 ‘구름 관중’이 몰려온다. 코로나19로 골프 팬들에게 굳게 닫혔던 ‘직관’의 문이 다시 활짝 열린다. 그 첫걸음은 14일부터 열리는 메디힐·한국일보 챔피언십(총 상금 10억 원)이다. 티박스에서 그린까지 페어웨이 양쪽을 관중들이 모두 둘러싼 마스터스의 장관을 국내에서도 재현하게 된다.
KLPGA는 “올 시즌 신설 대회이자 내륙에서 처음 열리는 대회인 메디힐·한국일보 챔피언십 대회부터 갤러리 입장이 허용된다”고 12일 밝혔다.
최근 불고 있는 골프 인기에도 불구하고 KLPGA는 코로나19로 인해 2020년 시즌 이후 갤러리 없이 대회를 진행해왔다. 2020년 이후 데뷔한 프로골퍼는 갤러리로 북적이는 필드에서 샷을 한 적이 없다는 얘기다. 골프를 제외한 국내 프로스포츠는 지난해부터 관중 입장을 허용했다.
메디힐·한국일보 챔피언십 갤러리 입장권 구매는 현장과 온라인에서 모두 가능하다. 당초 입장권의 현장 판매를 하지 않을 계획이었으나 갤러리들의 많은 입장을 위해 현장 판매도 병행하기로 했다. 티켓 예매 전문업체인 인터파크 홈페이지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서도 구매할 수 있다. 갤러리 입장권은 1라운드와 2라운드 가격이 각각 1만 원, 3라운드와 4라운드는 각각 2만 원으로 책정됐다.
갤러리들에게는 추첨을 통해 200만원 상당의 동화자연마루 시공권과 110만원 상당의 고급 호텔 숙박·식사권 등이 주어진다. 이 밖에 고급 골프 클럽과 손목시계, 선글라스 등도 경품으로 주어진다.
선수들 역시 메디힐·한국일보 챔피언십 대회의 첫 갤러리 입장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KLPGA 투어 통산 3승을 거둔 박현경은 “3번의 우승 모두 무관중 대회에서 차지한 만큼 유관중 대회에서 우승하면 어떤 기분일지 궁금하다”며 “갤러리들의 환호를 받으며 꼭 우승을 하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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