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대통령 비서실장 임태희, 윤석열 당선인 특별고문
"김대기 능력 있지만 당정청 컨트롤 쉽지 않을 것"
"안철수계 갈등 봉합하고, 윤핵관 경계해야"
13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첫 청와대 비서실장으로 김대기 전 청와대 정책실장을 결정한 가운데, 임태희 윤석열 당선인 특별고문이 "신의 한 수"라면서도 인선 시기가 늦어 비서실장 역할에 한계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임 고문은 이명박(MB) 정부 시절 대통령실장으로 김 전 실장과 청와대에서 함께 근무한 적이 있다.
임 고문은 12일 TBS라디오 '신장식의 신장개업'에 출연해 "(김 전 실장이) 직업관료로는 아주 보기 드물게 정무감각도 있고 유연하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임 고문의 인터뷰는 윤 당선인이 김대기 실장을 발표하기 전이었다.
김 전 실장의 능력은 출중하지만, 문제는 비서실장으로 지명하기에는 '윤석렬호' 합류 시기가 너무 늦었다는 것이다. 임 고문은 비서실장을 당정청을 모두 아우르는 축구의 '리베로'에 비유하며 "내각을 짤 때, 청와대를 짤 때, 인수위와 연계성을 생각할 때 다 짜인 틀 속에 사람만 임명돼선 제대로 된 역할을 수행할 수 없을 것"이라고 부정적으로 봤다.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런(내각 구성) 과정에서 함께하는 사람이라야 제대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는 김 전 실장을 "선거 때 역할을 안 하신 분"이라며 "팀워크를 구성하는 과정에서 (늦어도 인수위 구성에서) 관련이 되어야지, 난데없이 이렇게 임명돼서 잘할 수 있는 자리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10일 발표된 1차 내각 인선 중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를 "의외의 인사"로 꼽으며 앞으로 정부 조직 개편을 염두에 둔 인사일 거라고 평가했다. 연금 개혁이 시급한 시점에 정호영 경북대병원장을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로 지명한 것과 맞물려 여가부를 고용과 복지 중심 부처로 바꾸려는 '메시지'란 해석이다. 임 고문은 "보건은 전문성을 고려한 보건부로 독립하고, 복지부는 다른 복지적 성격의 부서와 합치는 정부 직제 개편을 하는 게 좋겠다는 의견이 경선 기간에 나왔다"면서 "(김 후보자 지명은) 그 포석으로 해석한다"고 말했다.
"안철수 소외·윤핵관 부각되면 문제 심각해질 것"
윤석열 정부 1기 내각 구성에 안철수 인수위원장이 소외되는 분위기도 우려했다. 임 고문은 "선거 끝난 지 며칠이나 됐냐"며 "일이라는 건 계획을 세운다고 되는 게 아니라 사람이 같이 가야 되는데 공동정권 한 축의 의사가 반영 안 됐다는 건 심각한 문제"라고 질타했다. 새 정부 내각 인선 1차 후보가 발표된 다음 날 안 위원장 최측근인 이태규 의원이 인수위에서 탈퇴한 데 이어, 12일 안 위원장도 "윤 당선인에게 인사과정에서 조언을 드리고 싶었지만 그런 과정이 없었다"며 내각 구성에서 소외됐다는 취지의 발언을 내놨다.
임 고문은 "안철수 위원장의 여러 가지 발언을 보면 단일화하고 공동정권을 운영하기로 한 합의정신에 뭔가 마찰이 생긴 것 아닌가라고 느껴진다"며 "안 위원장이 전문성 있는 분야에서도 소외되고, 인수위원장 의견이 반영 안 된다면 굉장히 심각한 문제"라고 윤 당선인에게 봉합을 주문했다.
대선 공신인 이른바 '윤핵관'을 중심으로 권력 중추가 재편되는 것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냈다. 임 고문은 "저한테도 윤핵관 중심 그룹이 만들어지는 것 아니냐, 왜 그런 것에 대해 (비판하는) 역할을 하지 않는가 지적하는 얘기들이 많다"며 "이 민심이 상당히 많이 있다는 점을 (윤 당선인께) 말씀드리고 싶다"고 경고했다. 정부 의사 결정이 해당 부처가 아닌 다른 곳에서 이뤄지는 '쇼윈도 내각'의 가능성도 우려하며 "그렇게 안 되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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