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당선인의 충암고·서울대 법대 직속 후배
법조계 "당선인이 가장 아끼는 후배 중 하나"
윤 당선인 의중·성향 잘 파악하고 있는 측근
검수완박 이후 행안부 장관 권한 강화 포석
여가부 폐지 등 공직사회 조직개편 맡길 듯
13일 행정안전부 장관에 발탁된 이상민(57) 법무법인 김장리 대표변호사는 윤석열 당선인의 '최측근'으로 통한다. 윤 당선인과 같은 고교·대학을 나왔다. 대선 때 후보 비서실에서 당선인을 도왔고,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출범 뒤에는 당선인 대외협력특보를 맡았다. 법조인 출신을 행안부 장관에 기용한 건 이례적이어서 향후 그의 역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후보자는 전북 출신으로, 윤 당선인과 마찬가지로 서울 충암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학력만 놓고 보면 윤 당선인의 직속 후배인 셈이다. 한 법조계 인사는 “윤 당선인은 최측근인 이 변호사를 굉장히 아낀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1992년 임관서열 2위로 서울형사지방법원 법관에 임용됐다. 이후 서울중앙지법·인천지법 부천지원·서울고법·법원행정처 등을 두루 거쳐 원주지원장과 대법원 부장재판연구관을 지냈다. 박근혜 정부 시절 차관급인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에 올랐고, 문재인 정부에서도 2017년 말까지 8개월가량 일했다.
윤 당선인은 이 후보자 지명 배경으로 "판사 출신 법조인으로는 드물게 다양한 행정 경험을 쌓아온 분"이라며 "국민 권익 향상과 공공기관 청렴도, 공직사회 윤리의식 제고를 위해 헌신해 왔고, 명확한 원칙과 예측 가능한 기준으로 투명하고 효율적인 공직인사와 행정을 구현할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소개했다.
이 후보자는 다양한 정치권 이력도 갖췄다. 2012년 대선 당시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정치쇄신특별위원회 간사로 참여했고, 12·16재보궐선거 공직후보자 추천위원회 위원, 박근혜 당선인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무분과 전문위원으로 활동했다. 윤 당선인과는 선대위 경제사회위원장에 이어 인수위에 참여하며 호흡을 맞췄다.
경찰과 소방을 관장하는 행안부는 ‘실세’ 부처로 꼽히지만, 동시에 중앙 부처 가운데 ‘험지’로 통한다. 광범위한 정부 일반 행정은 물론이고 코로나19나 풍수해와 같은 사회·자연 재난이 끊이지 않기 때문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재난 대응은 법조인 출신 장관이 수행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을 것”이라며 “재난안전본부장에 유능한 인사를 발탁하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이 추진 중인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이 현실화할 경우 권한이 더 막강해진 경찰을 지휘하는 행안부 장관도 무게감이 커진다. 따라서 윤 당선인이 법조 전문가인 이 후보자를 지명한 건 이에 대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아울러 행안부는 윤 당선인 대선 공약인 여성가족부 폐지를 비롯한 정부조직 개편의 주무부처다. 공무원 수 조정도 행안부 몫이다. 이 후보자가 이날 인사 발표 전까지 청와대 인사수석으로도 꾸준히 거론된 만큼, 윤 당선인의 의중을 가장 잘 아는 인사를 앞세워 정권 초기 공직사회의 껄끄러운 현안을 원만하게 처리하려는 복선이 깔린 것 아니냐는 분석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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