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지방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에서 '윤심(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마음)' 공천 논란이 일고 있다. 윤 당선인과 가까운 후보들이 공천권을 따내면서 탈락자들을 중심으로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윤 당선인이 강조해온 '공정' '상식'과 거리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14일 6월 지방선거 강원지사 후보로 황상무 전 KBS 앵커를 단수 공천했다. 황 전 앵커는 대선 기간 중앙선대위 언론전략기획단장을 맡아 당시 윤 후보의 TV토론 전략을 조언했고, 강원 선대위 공동의장을 맡았다. 이에 당장 '윤심'이 반영된 결과라는 해석이 나왔다.
황 전 앵커와 함께 공천을 신청했던 김진태 전 의원은 공천배제(컷오프)됐다. 김 전 의원은 컷오프 직후 입장문을 통해 "공관위 결정을 수용할 수 없다"며 반발했다. 이어 "과연 공정과 상식에 부합하나"라며 "이의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특단의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했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 결과에서는 김 전 의원의 지지율이 황 전 앵커보다 높았던 만큼 황 전 앵커의 단수 공천은 다소 의외라는 평가도 나온다.
공관위 측은 윤심이 반영됐다는 지적에 선을 그었다. 김행 공관위 대변인은 "두 분 중 한 분이 '컷오프'가 되면서 자연스럽게 다른 분으로 결정됐을 뿐"이라며 "전략공천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김 전 의원이 2019년 5·18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한 '망언 논란'으로 중앙당의 경고를 받은 전력도 고려했다는 게 공관위 측 설명이다. 다만 김 대변인은 "(윤심 논란에 대한) 부담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고, 일부 공관위원도 우려를 표했다"고 전했다.
'윤심'을 둘러싼 잡음은 이뿐만이 아니다. 울산시장 후보 최종 경선에서 탈락한 박맹우 전 울산시장도 탈당 후 무소속 출마를 공식화했다. 당내 대선후보 경선 과정에서 윤 당선인과 홍준표 의원 사이에서 한동안 중립적인 입장을 취한 것이 컷오프의 배경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당선인 대변인을 지낸 김은혜 의원이 경기지사 출마를 선언한 것도 '윤심'을 등에 업은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김 의원과 양자 경선을 해야 하는 유승민 전 의원이 "윤 당선인의 약속이 공정과 상식"이라며 "곧 대통령에 취임하실 분이 공천이나 선거 개입은 절대 안 할 것"이라며 '뼈 있는 말'로 견제한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윤심'은 지방선거 공천 이전부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었다. 윤 당선인은 원내대표 선거를 준비하고 있던 김태흠 의원을 설득해 충남지사 출마로 전환하도록 했다. 윤 당선인과 가까운 사이인 권성동 의원이 압도적 표차로 원내대표에 당선될 수 있었던 배경이다. 윤 당선인이 사실상 교통 정리를 한 셈이었다.
윤 당선인이 빠르게 당을 장악하려는 의도이지만, 당내에선 윤심의 과도한 영향력은 오히려 득보다 실이 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공천에 대한 불만으로 당을 떠나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후보자들이 잇따를 경우, 민주당에 유리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14일 마무리된 1기 내각 인선에서도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비롯해 윤 당선인과 가까운 인물들이 다수 배치됐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윤 당선인이 정치 경험이 없어 '지금이 아니면 안 된다'는 조급한 인선을 강행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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