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관료 중 푸틴과 가장 많이 만난 번스
"러시아 핵무기 사용 실질적 증거는 아직 없어"
백악관, 우크라에 고위당국자 보내는 방안 검토 중
윌리엄 번스 미 중앙정보국 국장이 14일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조지아 공과대학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애틀랜타=AP 연합뉴스
윌리엄 번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14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전술 핵무기를 사용할 가능성을 우려하며 이에 대해 경고했다.
번스 국장은 이날 조지아 공과대학 강연에서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지도부가 그 동안 군사적 좌절을 겪었던 상황을 감안할 때 러시아가 전술 핵무기, 저위력 핵무기를 사용할 가능성을 가볍게 볼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러시아가 이런 무기를 사용하려는 실질적인 증거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번스 국장은 러시아 주재 미국 대사를 역임했으며 미 행정부 관료들 중 가장 많이 푸틴 대통령과 대면 접촉했다.
러시아는 약 2,000기의 전술, 저위력 핵무기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날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스웨덴과 핀란드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가입하면 발트해에 핵무기를 배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번스 국장은 “우리는 크렘린이 핵 경보 수준을 높이겠다는 발언을 봤지만, 지금까지 우리는 그러한 우려를 강화할만한 실질적인 증거를 보지 못했다”면서도 “그러나 우리는 (핵 사용 여부 등을) 매우 주의 깊게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번스 국장은 또 미국 정보당국이 지난해 가을부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한 첩보를 모으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11월 자신을 모스크바에 보내 푸틴 대통령과 그 측근들에게 전쟁 계획에 대한 미국의 깊은 우려와 함께 침공 시 러시아가 상응하는 결과를 치르게 될 것임을 직접 전달하게 했다고 밝혔다. 이어 방문 당시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최종 결정을 내리지는 않았지만, 최소의 비용으로 결정적이고 빠른 승리를 성취할 것으로 믿고 있는 듯 보였다고 전했다.
백악관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지를 보여주기 위해 미국의 고위당국자를 우크라이나에 보내는 방안도 강구 중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노스캐롤라이나 방문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지금 (우크라이나에 고위당국자를 보내는 방안과 관련) 그 결정을 내리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구체적으로 누가 고려 대상인지 언급하진 않았지만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이나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등이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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