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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수완박은 야반도주'... 한동훈 독설에 "정치인 보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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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수완박은 야반도주'... 한동훈 독설에 "정치인 보는 듯"

입력
2022.04.16 05:0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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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문회 준비단 마련된 서울고검에 첫 출근
"상설특검은 법무부 장관에게 부여된 임무"
'검수완박' 반대 거듭… "민주당 자극" 우려도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5일 오전 후보자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 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최주연 기자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5일 오전 후보자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 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최주연 기자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5일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을 강행하는 더불어민주당을 겨냥해 "명분 없는 야반도주"라고 규정했다. 국회 인사청문회 준비 첫날부터 민주당을 향해 거친 공세에 나선 것이다. 검찰 내에선 통쾌하다는 반응도 있었지만 장관 후보자로서 적절하지 않은 발언이란 지적도 나왔다.

한 후보자는 이날 오전 10시쯤 청문회 준비단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고검 청사 첫 출근길에 기자들을 만나 미리 준비한 듯 차분하게 자신의 입장을 이야기했다. 그는 "검수완박이 시행되면 현실에 엄연히 존재하는 범죄 자체가 증발한다"며 "서민 민생 범죄는 캐비닛에서 잠자고 서민들은 권리 구제 자체를 포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동훈 "검수완박, 명분 없는 야반도주"

한 후보자는 '검수완박'을 추진하는 민주당의 행위를 검찰의 6대 범죄(부패, 경제, 공직자, 선거, 방위산업, 대형참사) 수사권을 부당하게 앗아가는 것으로 규정했다. 그는 특히 "할 일을 제대로 하는 검찰을 두려워해야 할 것은 오직 범죄자뿐"이라며 "(문재인 정부의) 지난 5년간 무슨 일이 있었길래 (민주당이) 이렇게 명분 없는 야반도주까지 벌여야 하는지 국민들께서 많이 궁금해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찬대ㆍ김용민 의원이 15일 오전 검찰청법ㆍ형사소송법 개정안을 국회 의안과에 제출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 박찬대ㆍ김용민 의원이 15일 오전 검찰청법ㆍ형사소송법 개정안을 국회 의안과에 제출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한 후보자의 발언 수위가 예상보다 높자, 장관 후보자가 아니라 정치인 발언을 보는 듯하다는 반응도 나왔다. 지방검찰청의 한 검사는 "민주당 의원 전원이 '검수완박' 법안을 제출한 상황에서 민주당을 더욱 자극해 타협의 여지마저 없애버린 것 같아 안타깝다"고 걱정했다. 한 검찰 간부는 "후보자 신분으로 할 말은 아니었던 것 같다"며 "흡사 정쟁 과정에서 독설을 내뱉는 정치인의 모습 같아 실망스러웠다"고 지적했다.

한 후보자의 '야반도주' 발언을 두고는 민주당은 물론 정의당까지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정의당은 "검수완박이 야반도주면 한 검사장을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것은 대낮 활극"이라고 비꼬았다. 민주당 역시 한 후보자를 '제2의 우병우' '암덩어리' 등으로 표현하며 지명 철회를 요구했다.

한동훈, 상설특검 가능성도 언급

한 후보자는 "법무부 장관에게 부여된 임무 중의 하나"라며 상설 특검 발동에 대해서도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다만 "특정 사건이라든가 방향을 전제로 지금 단계에서 말씀드리는 것은 괜한 오해만 불러일으키는 것"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정치권을 중심으로 이재명 전 민주당 대선 후보 등을 향한 '대장동 개발 의혹 특검'이 거론되고 있지만, 정치적 후폭풍이 만만치 않아 검찰 내에서도 섣불리 발동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는 시각이 강하다. 2014년 제정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상설특검법)에 따르면 법무부 장관은 이해관계 충돌이나 공정성 등을 이유로 특별검사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대통령 제청을 통해 국회 동의를 받지 않아도 상설특검을 발동할 수 있다.

한 후보자와 불편한 관계인 이성윤 서울고검장과의 만남은 불발됐다. 청문회 준비단 사무실이 통상 서울고검에 마련되기 때문에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출근 첫날 서울고검장을 예방해왔다. 하지만 이성윤 고검장은 이날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재판에 피고인으로 출석해 연가를 냈다. 이 고검장은 서울중앙지검장 시절 한 후보자에 대한 '검언유착 의혹' 수사를 지휘하며 한 후보자와 악연이 시작됐다.


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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