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엊그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단거리 미사일 2발을 시험 발사했다. 북한은 17일 이런 사실을 공개하고 전술핵 운용의 효과성과 화력임무 다각화를 강화하는 의미가 있다가 주장했다. 북한이 올해 들어 13번째 도발을, 그것도 한미연합훈련을 이틀 앞두고 감행해 ‘강대강’ 대결을 유도한 것은 개탄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한 치의 빈틈이 없어야 할 권력 교체기에 당국이 북한 발표 뒤 이를 확인하고 늑장 조치에 나선 것 역시 유감스럽지 않을 수 없다.
합동참모본부는 16일 오후 6시께 함흥 일대에서 동해로 미사일 2발을 연속 발사한 것으로 추정했다. 최대 고도 25㎞에 비행거리는 110㎞, 최고속도 음속 4.0 이하로 탐지됐다. 비행거리가 비정상적으로 짧은 데다 미국 국방부 분류상 근거리 탄도미사일에 속해 합참은 대외 발표를 미룬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장사정포보다 비행거리가 짧다 해도 안보 취약기 위기대응과 북한 군사력 판단 문제를 노출한 점에서 심각성은 작지 않다.
김 위원장까지 참관한 이번 유도무기 시험은 신형 전술지대지미사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요격회피를 위한 풀업 능력을 갖춘 KN-23, 이동식 발사차량으로 발사하는 KN-24의 장점을 취합했다면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로 대응이 어렵다. 북한 주장대로 전술핵 무기의 개발, 배치와 관련된 것이라면 더더욱 위협이 아닐 수 없다. 청와대는 당일 긴급회의까지 열고도 이를 공개하지 않았는데, 그렇다면 이런 문제를 파악조차 못 했거나 안이하게 대응한 것이 된다.
지금 한반도는 북한 태양절(15일)에 이은 인민군 창건일(25일), 전반기 한미훈련(18~28일), 대통령 취임식(5월 10일) 등 정치·군사 이벤트가 계속되고 있다. 정권교체까지 겹쳐 당장 어떤 일이 발생해도 하나 이상하지 않은 위험 시간대다.
이날 청와대는 다시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보회의(NSC)를 열고, 문재인 대통령은 철저한 상황관리를 지시했다고 한다.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아 정권 말, 정권 초 안보공백 우려가 없길 바란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