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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데믹, 백신 남아도니 무용? '국산 백신' 놓지 말아야 할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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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데믹, 백신 남아도니 무용? '국산 백신' 놓지 말아야 할 이유

입력
2022.04.19 04:30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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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접종률 90% 육박해 효용성 우려
전문가 "매년 예방접종 위해 개발해야"
개발사 "해외수출·플랫폼 확보 위해 개발"

SK바이오사이언스의 백신 생산시설 안동L하우스. SK바이오사이언스 제공

SK바이오사이언스의 백신 생산시설 안동L하우스. SK바이오사이언스 제공

코로나19가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국산 백신 개발 열기가 식고 있다. 백신 접종률이 90%에 육박하고 확진자가 감소하자 백신 개발 타이밍을 놓친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그러나 백신 개발사들은 여전히 시장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다. 코로나19가 풍토병이 되면 매년 예방접종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지난 2년간의 개발 경험을 살려 이참에 '백신 주권'의 필수요건으로 꼽히는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백신 기술을 확보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백신 접종률 90%에 확진자 늘고…"국내 임상 어려워"

국내 코로나19 백신 개발 현황. 그래픽=김문중 기자

국내 코로나19 백신 개발 현황. 그래픽=김문중 기자

18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현재 코로나19 백신을 개발 중인 국내 개발사는 8곳이지만 3상 단계인 SK바이오사이언스와 유바이오로직스 외에는 개발이 더딘 상황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올 상반기 내 품목허가를 목표로 지난 15일 식약처에 백신 'GBP510'의 품질자료에 대한 사전검토를 신청했다. 유바이오로직스는 임상 3상 승인을 받고 투약을 앞두고 있다.

그러나 화이자, 모더나 백신 공급으로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면서 개발 동력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전날 기준 전국 1차 백신 접종률은 87.7%, 2차 백신 접종률은 86.7%에 달한다. 통계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1회 이상 세계 백신 접종률도 64.98%까지 올라갔다. 여기에 접종자 증가로 지난달까지 백신 64만 회분이 폐기됐고, 전체 인구의 약 30%가 확진 이력을 갖게 되면서 앞으로 접종의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시간이 지날수록 임상 자체가 어려워지는 환경도 개발사의 의욕을 꺾고 있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대부분 이미 백신을 맞았거나 아니면 확진이 됐다"며 "접종률이 90%가 다 돼가는 상황에 임상 대상자를 찾기란 하늘의 별따기"라고 토로했다.

"엔데믹에 국산 백신은 필수"…mRNA도 장기투자해야

만 5~11세 소아 대상 화이자 코로나19 백신 접종 첫날인 지난달 31일 광주 북구의 한 의료기관에서 어린이가 백신을 맞고 있다. 광주=뉴스1

만 5~11세 소아 대상 화이자 코로나19 백신 접종 첫날인 지난달 31일 광주 북구의 한 의료기관에서 어린이가 백신을 맞고 있다. 광주=뉴스1

그럼에도 엔데믹 대응을 위해 국산 백신 개발은 계속돼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풍토병화에 따라 매년 반복 접종해야 할 상황이라 국산 백신은 여전히 필요하다"며 "변이 등을 고려하면 기존 백신의 한계를 개선한 업데이트된 백신을 맞아야 하는데 당장은 대안이 없다"고 말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올가을 대유행에 대비해 어떤 백신을 접종해야 할 것인지 미리 준비를 해야 한다"며 "기존 백신은 앞으로 효과가 떨어질테니 향후 오미크론 백신을 맞을지, 두 가지 변이에 대응할 이가백신을 맞을지 과학적 근거를 가지고 계획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개발사는 수출로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계산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올해 세계보건기구(WHO) 허가 등을 완료하고 해외진출에 나설 계획이다. 개발사들은 범코로나19뿐 아니라 향후 다른 병에 대응할 후보물질 확보와 백신 플랫폼 다각화 측면에서도 여전히 개발 의미가 크다는 의견도 제시한다.

화이자, 모더나가 개발 착수 11개월 만에 백신 사용 승인을 받은 데는 20년간 투자해온 mRNA 기술이 발판이 됐던 만큼 우리도 mRNA 백신 확보에 장기투자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mRNA 기술을 확보해야 변이에 발빠르게 대응할 수 있고 다른 질병이 등장해도 새 백신 개발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일관성 있는 정책과 지원이 필요하다. 김우주 교수는 "화이자, 모더나가 백신을 빠르게 개발할 수 있었던 것은 기초연구부터 꾸준한 집중투자가 이뤄졌기 때문"이라며 "연구개발은 선택과 집중이 중요한데 우리는 매번 정권이 교체될 때마다 투자 방향과 정책이 뒤바뀌니 결과가 안 나온다"고 지적했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정부가 백신 개발을 주도하기보다는 혁신기술을 확장할 플랫폼을 잘 깔아주고 관련 제재도 풀어 기술 혁신이 활발하게 일어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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