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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령 급성 골수성 백혈병 조혈모세포 이식 성공

입력
2022.04.18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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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성모병원, 77세 환자 이식 성공

국내 최고령으로 동종 조혈모세포 이식에 성공한 천모(77)씨가 주치의 조병식 서울성모병원 혈액병원 교수와 4월 중순 퇴원을 앞두고 기념촬영했다. 서울성모병원 제공

국내 최고령으로 동종 조혈모세포 이식에 성공한 천모(77)씨가 주치의 조병식 서울성모병원 혈액병원 교수와 4월 중순 퇴원을 앞두고 기념촬영했다. 서울성모병원 제공

70대 후반 급성 골수성 백혈병 환자를 대상으로 가족간 절반 일치 동종 조혈모세포 이식에 성공했다.

조혈모세포 이식은 보통 70세 이전에게만 시행되는데, 천모(77)씨가 서울성모병원에서 이식을 받으면서 국내 최고령 이식 환자가 됐다.

천씨는 지난해 5월 부산 한 병원에서 급성 골수성 백혈병 진단을 받고 데시타빈(decitabine) 치료를 받았지만 호전되지 않아 서울성모병원을 찾았다.

조병식 서울성모병원 혈액병원 백혈병센터 교수는 데시타빈 치료 반응이 없음을 확인한 후 표적치료제를 포함한 병합 치료 요법(아자시티딘+베네토클락스)을 시행해 관해(寬解) 상태가 됐다.

천씨는 병합 치료 요법을 5차례 더 진행 후 완전 관해가 된 상태에서 지난달 가족간 절반 일치 동종 조혈모세포 이식(공여자는 아들)을 받을 뒤 건강하게 퇴원해 경과 관찰 중이다.

완전 관해 상태는 이식 성적 극대화의 필수 조건으로, 골수와 혈액에서 현미경으로 관찰되는 백혈병 세포가 5% 미만으로 줄어든 상태를 뜻한다.

급성 골수성 백혈병은 혈액암 가운데 성인에서 림프종 다음으로 흔한 질환이다. 국내에서는 매년 10만 명당 2~3명 정도 발병하는데, 평균 발병 연령은 65~67세로 나이 들수록 발생 빈도가 늘어나는 노인성 혈액암이다.

60세 이상 고령 환자는 젊은 환자보다 예후가 불량한 백혈병 특성을 보일 때가 많고 고령화와 관련된 다양한 동반 질환 및 기능적 장애가 있기에 고식적(姑息的) 항암화학요법을 시행하면 성공률은 낮고 합병증이 생길 위험은 높다.

따라서 빨리 치료하기보다 백혈병의 기본 특성을 확인하고 환자 전신 상태를 다각도로 평가해 항암 치료 반응률 및 합병증 발생 위험도를 예측해 그에 따른 적절한 치료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완치하려면 예후가 불량한 환자는 항암 치료 후 동종 조혈모세포 이식이라는 고도의 면역세포 치료가 필요하다.

이식 후 발생하는 면역 관련 합병증도 완치하기 위해 넘어야 할 큰 산이다. 과거 이런 어려움 때문에 동종 조혈모세포 이식은 젊은 환자에게만 시행됐다.

하지만 최근 이식 기법 발전(저강도 전처치, 감염/이식편 숙주병 예방 및 치료 약물 등)으로 고령 환자에서도 조혈모세포 이식을 많이 시행하고 있다.

69세까지는 항암 치료 반응이 좋다면(완전 관해 상태) 건강보험 적용을 받으면서 이식할 수 있다. 70세가 넘어도 전신 상태가 양호하고 중한 동반 질환이 없으면 고령 환자에 특화된 이식 기법 적용해 시행할 수 있지만 불행히 건강보험 적용을 받지 못한다.

조병식 교수는 “고령 환자 이식이 가능해진지 20년이 지난 지금도 고령 환자에서 이식은 불가능하다는 잘못된 정보와 불합리한 건강보험 규정때문에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는 고령 환자가 많다”며 “특히 69세까지만 건강보험이 적용되기에 이식 가능한 70대 환자, 심지어 의사도 이식을 치료 옵션으로 생각하지 않을 때가 많다”고 아쉬워했다.

조 교수는 “이식 관련한 건강보험 적용을 연령으로 정할 게 아니라 환자가 이식 가능한 상태인지를 확인해 정하도록 규정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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