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시용' 신무기 생산 작업 박차
'대규모 열병식' 연습 정황 포착
북한의 열병식 준비가 ‘본 궤도’에 진입했다. 평양 미림비행장에 이동식발사차량(TEL) 등 각종 군 장비들의 도열 사실이 파악된 데 이어, 군수공장이 열병식에서 선보일 무기체계 생산에 집중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진 것이다. 앞서 15일 김일성 생일(태양절) 110주년을 건너뛴 만큼, 25일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기념일 전후로 ‘역대급’ 열병식을 열 것이란 전망이 갈수록 힘을 얻고 있다.
19일 대북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최근 중요 무기체계가 생산되는 군수공장을 24시간 가동하고 있다. 열병식 ‘디데이’로 유력한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기념일이 코앞으로 다가온 탓이다. 이 소식통은 “북한이 대규모 열병식에 걸맞게 공장을 거의 24시간 ‘풀가동’하고 있다”며 “행사일에 내보여야 할 무기체계를 만들어 낼 시간이 촉박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주요 열병식 때마다 신무기를 공개하며 군사력을 과시해 온 관행이 이번에도 이어질 것이란 뜻이다.
북한의 무기체계 물량이 달리는 건 올 들어 계속된 미사일 도발로 기존 생산 무기를 대부분 소진해서다. 1월 ‘극초음속 미사일’ 발사를 시작으로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와 에이태큼스(KN-24),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12번이나 무력시위를 벌여 보유 중이던 ‘재고’가 바닥났다는 것이다. 특히 지난달 24일 ICBM ‘화성-17형’(북한 주장)까지 발사하며 모라토리엄(발사 유예)을 깨는 등 전략무기 카드도 다 써 신무기 생산 작업을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다는 판단이 선 것으로 보인다. 군수분야를 총괄하는 박정천 노동당 비서가 2월 이후 자취를 감춘 것 역시 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북한이 이번 열병식에서 공개할 새 무기체계로는 다탄두 ICBM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소형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신형 중ㆍ단거리 탄도미사일 등이 거론된다.
한미 군 당국은 북한의 열병식은 택일만 남았다고 보고 있다. 실제 최근 평양 일대에서 열병식 연습 정황이 잇따라 포착되고 있다. 민간위성업체 플래닛랩스가 전날 촬영한 사진을 보면, 김일성광장 서쪽에 수많은 인원이 남북 방향으로 160m가량 두 줄로 서 있는 모습이 확인됐다. 대열의 폭은 12m 정도로 측정됐다. 또 대규모 카드 섹션 훈련 장면이 관측되는가 하면, 미림비행장 인근 훈련장에서 병력 대열로 보이는 점 형태의 사각형 여러 개가 포착되기도 했다. 얼마 전부터는 전차, 장갑차 등 궤도 차량과 항공기, TEL 등 다수 군 장비들이 속속 집결하고, 야간 비행 훈련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군 당국은 북한이 올해 열병식에 최대 2만 명 이상의 병력을 동원할 것으로 추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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