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 지원 호소한 부모 500명 눈물의 삭발식
청와대 인근서 결의대회 "24시간 지원 체계 구축"
한병도·김예지 의원 동참… 장혜영 의원은 삭발도
제42회 장애인의 날을 하루 앞두고 발달장애 자녀를 둔 부모와 장애인들이 지원을 호소하며 눈물의 삭발식을 감행했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는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효자치안센터 앞에서 발달장애인 24시간 지원 체계 구축 촉구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날 모임은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열린 첫 대규모 집회다.
부모들은 발달장애인 국가책임제를 촉구했던 2018년 4월 2일 이후 4년 만에 같은 자리로 나왔다. 이들은 지역사회 내 지원서비스 및 정책 부족으로 여전히 발달장애인에 대한 지원 책임이 전적으로 가족에게 전가되고 있다며 24시간 지원이 보장돼야 한다고 호소했다. 부모들은 이를 위해 △활동서비스 지원 △소득보장 △노동권 보장 △주거권 보장 △교육권 보장 △건강권 보장 등을 요구했다.
이날 집회엔 장애인 인권 향상에 관심을 보였던 국회의원들도 동참했다. 자폐증을 앓는 아들을 둔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비대면으로 연대발언을 했고, 시각장애를 가진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과 발달장애인 동생을 둔 장혜영 정의당 의원은 직접 무대에 올라 발달장애인 지원 체계 구축을 위해 힘을 보탰다.
발달장애인과 가족 500여 명은 순차적으로 삭발을 감행했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장애인 가족과 시민들은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장혜영 의원은 이날 발달장애 부모들과 함께 삭발했다. 장 의원은 "발달장애인 지원체계를 만드는 건 제가 국회에 들어간 가장 중요한 소명인데 여러분이 다시 이 자리에 나올 정도로 정치를 못해서 죄송하다"며 "발달장애인도 대한민국 시민으로서 자유롭고 평등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국회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겠다"고 밝혔다. 장 의원은 발언 도중 여러 차례 울먹이기도 했다.
31세 발달장애 아들을 둔 황숙현 전국장애인부모연대 강남지회 사무국장은 삭발에 동참하며 "엄마는 아들을 위해 못 할 게 없는데 삭발쯤은 얼마든지 할 수 있다. 아직 이런 세상이라 미안하다"는 말을 남겼다.
발달장애 부모들은 이날 삭발식에 이어 장애인의 날 당일인 20일엔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앞에서 단식농성에 돌입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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