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심리분석 결과 '과대 망상'
범행 당시 쇠톱·커터칼도 소지
박근혜 전 대통령의 대구 사저 입주 때 소주병을 던진 40대 남성이 특수상해미수죄로 구속기소됐다. 이 남성은 투척 당시 “인혁당 사건을 사과하라”고 외쳤지만, 검찰 수사 결과 인혁당 사건 피해자와 아무 관련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구지검 서부지청 형사3부(부장 손상욱)는 19일 박 전 대통령에게 소주병을 던진 혐의(특수상해미수)로 A(47)씨를 구속기소했다. A씨는 지난달 24일 낮 박 전 대통령이 대구시 달성군 유가읍 사저에 도착해 인사말을 할 때 박 전 대통령 쪽으로 소주병을 던진 혐의를 받고 있다. A씨가 투척한 소주병은 박 전 대통령 3m 앞에 떨어져, 파편이1m 앞까지 튀었으나 다친 사람은 없었다.
그는 범행 직후 박 전 대통령이 인혁당 사건에 사과하지 않아 범행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검찰 수사 결과 A씨는 인혁당 재건위 사건이 발생한 1974년에 태어났을 뿐, 사건 피해자들과는 무관한 것으로 드러났다.
인혁당 사건은 1964년과 1974년 국가정보원 전신인 중앙정보부가 ‘북한 지령을 받은 대규모 지하조직’이라며 수십 명을 검거한 사건이다. 1975년 4월 8일에는 사건 관계자 8명에 대한 사형선고가 확정된 지 18시간 만에 사형이 집행되기도 했다.
A씨는 검찰 등에서 “20년 전 인혁당 사건에 관심을 두게 됐고, 2012년 박 전 대통령이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뒤에도 인혁당 사건 관계자에게 사과하지 않았다고 생각해 반감을 갖게 됐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박 전 대통령에게 던질 소주병뿐 아니라 경호를 위해 설치한 철제 펜스와 이를 연결한 케이블타이를 끊으려고 쇠톱과 커터칼도 준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심리분석 결과 A씨가 자존감 저하에 의한 과대망상 등으로 범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사건 초기부터 경찰과 소통하며 피고인 신병 및 범행도구를 확보했고, 피고인 가족의 진술을 듣는 등 범행동기와 경위를 밝히기 위한 보강수사도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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