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해외순방 전격 취소한 박병석에 적극 역할 요청
"개정안 법원도 위헌이라 해" 민주당에 양보 요구
"정호영 '아빠찬스'... 문제 있다면 수사할 것"
20일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 개정 논의가 국회에서 이어지는 가운데,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박병석 국회의장을 향해 "(법안 중재에) 결정적 역할을 해 주셔야 된다"고 강하게 요청했다. 국민의힘과 합당하기로 한 권은희 국민의당 의원이 검수완박 개정안에 사실상 찬성의사를 표시해 필리버스터(의사진행 방해 연설)를 통한 총력저지가 불가능해질 수 있는 만큼, 박 의장이 더불어민주당의 검수완박 강행 처리를 적극적으로 중재해달라는 요구다. 박 의장은 23일부터 다음 달 5일까지 예정했던 미국-캐나다 순방 일정을 전격 취소한다고 이날 아침 밝혔다.
권은희 '검수완박 찬성'... 남은 카드는 박병석뿐
권 원내대표는 이날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 인터뷰에서 "박병석 국회의장께 말씀드린다. 자신의 임기 내에 불명예스러운 일을 하지 않아야 된다"면서 "중심을 잡아주시라"고 호소했다. 이어 "결국은 이걸 막아줄 분들은 국민들밖에 없다. 저희 나름대로 수단을 강구하고 있지만 힘이 부족하니까 국민들에게 호소드리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권 원내대표의 요청은 전날 검수완박 개정안을 두고 박 의장이 주재한 여야 원내대표 회동이 성과 없이 끝난 데에 따른 것이다. 박 의장은 별도 중재안을 제시하는 대신 양당 의견을 주로 청취하는 것에 그쳤는데, 이 자리에서 경찰 출신이자 변호사인 권은희 의원이 국민의당 원내대표 자격으로 참석해 '검수완박'에 동의한다는 의견을 밝히면서 오히려 필리버스터 종결 정족수인 180석이 채워질 가능성마저 생겼다. 국민의힘이 검수완박 저지 수단으로 만지막거리고 있는 필리버스터를 종료시키기 위한 의결 정족수는 180석인데, 민주당과 민주당 출신 무소속 의원 등을 포함한 의석은 179석으로 정족수에 모자랐다.
국민의힘으로서는 민주당의 검수완박 강행처리를 막을 현실적 카드가 박병석 의장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다. 민주당은 검찰개혁 법안(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안)이 본회의에 상정되면 '회기 쪼개기'를 통해서라도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를 저지할 계획인데, 일단 본회의로 공이 넘어오면 안건 상정, 본회의 사회, 회기 변경 등 최종 의결까지 모든 과정은 국회의장의 손에 달렸다. 박 의장이 지난해 언론중재법으로 여야 대치 상황에서, 언론중재법의 본회의 상정을 거부하며 협치를 강조한 적이 있는 만큼 이번에도 혜안을 발휘해 주길 기대하는 셈이다.
그러나 '검수완박 법안에 여야 중재가 전혀 안 되는 상황이냐'는 질문에 권 원내대표는 "(민주당) 본인들이 먼저 양보안을 갖고 와야 대화가 될 것"이라고 원론적 입장을 반복했다. 그는 "법원행정처 차장도 얘기했듯이 (민주당 개정안은) 위헌"이라며 "검찰 수사권을 완전히 박탈하는 것을 포기해야 하고, 검찰 수사권을 어떻게 조정할 것이냐를 논의하는 구조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다른 나라 경우는 형사소송법 조문 하나 바꾸는 데 10년씩 걸린다"면서 "소위 말하는 선수들 불러모아서 TF(태스크포스)를 구성해서 제대로 한 번 논의해 보자는 게 저희들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정호영 논란... "우리도 국민 눈높이에서 검증"
한편 '아빠 찬스' 논란이 빚어진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 권 원내대표는 "국민의힘도 우리가 배출한 대통령이 추천한 후보라 하더라도 무조건적인 감싸기는 안 할 것"이라며 "국민의 눈높이에서 우리도 똑같이 검증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권 원내대표는 "의혹이 제기된 부분을 검증하라고 국회 청문회 제도가 있는 것"이라며 "청문회를 열어서 거기에 대한 국민적 평가가 나오면 거기에 따라서 조치를 취하면 되는 것"이라고 했다.
정 후보의 여러 의혹에 대해 "수사 당국의 철저한 조사"(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를 요구하는 민주당에 대해서는 "민주당이 그런(위법) 증거나 자료를 갖고 있으면 고소·고발이 이뤄지고, 수사는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이라고 맞받았다. 이어 "민주당은 그저 합리적 비판을 넘어서서 제가 보기에는 거의 묻지마 정치 선동 수준으로 가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다만 정의당이 정호영 후보자를 포함해,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 김인철 교육부 장관 후보자,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를 이른바 '데스노트'에 올리며 지명 철회를 요구하는 데 대해서는 "정책에 대한 견해(차)가 있을 수 있다"면서 "정의당의 이유가 뭔지를 파악한 후에 답변을 드리겠다"면서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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