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 요청에 '개인 정보' 이유로 거부
민주당 "한덕수 아내 무속 연관" 주장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인사청문 자료 제출 요구에 비협조적인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에게 단단히 화가 났다. 국회 인사청문회(25, 26일)를 불과 닷새 앞두고 있지만, 한 후보자 측이 18억 원대의 김앤장 법률사무소 고문료와 '론스타 게이트' 연루 의혹은 물론, 부동산 거래내역 등 기초적인 자료조차 공개를 거부하면서다. 민주당은 이 같은 한 후보자의 태도를 문제 삼아 국회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은 물론 국회 본회의의 인준안 표결에 협조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치고 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20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한 후보자가 김앤장 고문 재직 당시 자문내역과 직무, 근로계약서 등을 일절 제출하지 않은 것을 지적하면서 "전관예우와 이해충돌 의혹을 뭉개고 감추자는 것으로 총리 후보자로서 이미 자격미달·함량미달"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민주당은 한 후보자가 인사청문회 자료 제출과 관련해 표리부동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주장한다. 대외적으로는 '성실한 소명'을 강조했으나, 정작 필요한 자료 제출에는 소극적이거나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어서다.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강병원 의원에 따르면, 한 후보자의 재산증식 과정에 대한 증빙자료는 물론 부동산 거래내역과 배우자의 차량 보유내역도 '개인 정보'라는 이유로 제출하지 않았다.
한 후보자와 관련해 김앤장 측이 제출한 자료도 부실하기 짝이 없다. 김앤장이 민주당에 제출한 인사청문 자료에 따르면, 한 후보자가 고문 재직 시절 참여한 회의 목록과 출장내역 등은 제공되지 않았다. "해당 자료는 별도로 관리하고 있지 않다"는 김앤장의 해명도 납득하기 어렵다는 게 민주당의 주장이다.
민주당은 오는 25일 청문회를 앞두고 더욱 칼을 벼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청문회 '보이콧' 선언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총리 임명을 위해선 국회 본회의 표결이 필요한 만큼, 한 후보자에 대한 인준 과정을 호락호락 넘어가지 않겠다는 결의를 다지기 위한 것이다. 새 정부와의 관계에서 기선 제압용 카드로 활용하겠다는 의도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한 후보자에 대한 의혹 제기에도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국회 인사청문특위 소속 이해식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한 후보자의 배우자가 무속과 관련됐다는 제보가 이어지고 있다. 총리 후보자 부인까지 '보이지 않는 정신세계'에 심취해 있다면 심각한 상황"이라며 대선 때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부부를 겨냥했던 무속 프레임을 다시 꺼내 들었다.
한 후보자는 이에 대해 "배우자가 명리학에 가진 관심은 일반적인 관심 수준을 넘지 않으며, 후보자의 공직생활 기간 공적인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친 일은 전혀 없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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