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출근길 지하철 시위 재개한 전장연
추경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 향해 답변 요구
"5월 2일 청문회 때 권리예산 입장 밝혀야
입장 발표 약속하면 지하철 시위 멈추겠다"
21일부터 출근길 지하철 탑승 시위를 다시 시작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이번엔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에게 장애인권리예산 보장에 관해 답하라고 요구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자신의 역할이 아니라고 대답을 주지도 않고 포기하였으니, 이제 답을 줄 책임있는 부처는 기획재정부만 남았다"는 주장이다.
전장연은 이날 오전 보도자료를 내고 "이제 윤석열 정부의 추경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5월 2일 인사청문회에서 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장연은 "추 후보자가 청문회날 장애인권리예산에 대한 입장 발표를 한다고 약속한다면, 그 약속을 믿고 입장 발표의 날까지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는 멈추겠다"고 했다.
또 추 후보자가 입장 발표를 한다면 인사청문회에서 밝힐 세부적 내용 설명을 듣기 위해 기재부 예산실장과 면담도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입장 발표를 하지 않는다면 매일 경복궁역에서 지하철 탑승 시위를 진행하고, 다음 달 10일 윤석열 정부 출범 전까지 매일 삭발투쟁도 진행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전장연이 지하철 시위 재개 및 추경호의 답변을 요구한 이유
전장연이 인수위에서 추 후보자로 대상을 변경한 것은 인수위가 19일 발표한 장애인 정책이 추상적이고 원론적인 내용에 그쳤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전장연은 지난달 29일 인수위와의 면담 때 요구사항을 문서로 정리해 인수위 측에 전달했다. 이튿날(30일)부터 지하철 시위를 잠시 멈추고 장애인의 날이었던 전날까지 인수위의 답변을 기다려 왔다.
박경석 전장연 상임대표는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도 "인수위의 브리핑 내용이 기존 정부들이 이야기했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고, 구체적 실현에 대한 책임과 계획이 아무것도 없는 '확대하겠다', '검토하겠다' 정도로 그쳤다"며 "그런 이야기를 21년을 듣고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①'2023년 저상버스 의무교체'는 "작년에 법을 개정해서 이미 그렇게 하도록 돼 있다"고 했다. 또 ②'2027년까지 장애인 콜택시 도입률 100%'도 "저희가 이야기하는 것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재정격차를 줄이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서울은 콜택시 도입률이 100%가 넘었고 경기도도 120%가 된 데가 많다. 그런데 지역은 매우 처참할 정도로 낮다"며 "그것을 해결할 수 있도록 기재부가 특별교통수단 운영비를 책임있게 고치라는 것(이 우리의 주장)"이라고 설명했다.
인수위가 약속한 ③'개인예산제'에 대해서는 "장애인들이 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도록 자기결정권을 주겠다는 건데, 선택할 수 있는 메뉴 자체가 없다. 말장난하는 거다"며 복지 인프라가 미비한 상태에서 개인예산제는 소용이 없다고 반박했다.
전장연이 가장 시급하게 보는 것은 콜택시 등 특별교통수단에 대한 중앙정부의 책임을 높이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보조금법 시행령 4조에 중앙정부 차원의 보조금 지급금지 사항을 삭제하고, 중앙 정부가 서울 지역에 50%, 지방엔 70%의 지원을 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박 대표는 시민들에게 "지속적으로 오늘도 사과하고 죄송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고 말씀드렸다"면서도 "그럼에도 헌법에는 누구도 차별받지 아니한다고 하고 법앞에 평등하다고 했는데 왜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조차도 권리를 보장하지 않는지 대한민국 사회가 정말 진지하게 고려하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저희들을 욕하시고 많은 분들이 혐오하고 계신데, 정치권이 한마디라도 책임있게 답할 수 있도록 함께해 주시면 너무 감사하겠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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