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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로 가는 청년 기업가들

입력
2022.04.22 00:0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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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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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의 사회적기업 ㈜콰타드림랩 추현호 대표가 '의성동부탐사대'를 모집한다며 청년들이 지원하도록 많이 알려달라고 연락이 왔다. 의성동부탐사대는 올해 5월부터 6주 동안 청년들이 자신을 알아가고 지역을 체험하는 특별한 일상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란다. 경북 의성 동부권역에서 마을의 이야기와 사람들을 만나보는 행복 마을 탐사대, 마을에서 자리를 잡고 살아가는 다양한 정착 청년들과의 네트워킹, 자신의 꿈을 실현해볼 수 있는 다양한 취·창업 연계도 해준다.

㈜멘토리도 2020년에 의성에서 '로컬임팩트캠퍼스'를 한다며 우리 학생들이 지원하도록 해달라고 연락해온 적이 있었다. 지역이 너무 멀어 막상 학생들을 보내지 못했지만, 의성에서 일어나고 있는 청년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지역과 청년들의 삶에 어떤 변화를 가져오게 될지 궁금해진다.

'청정(靑停)지역 프로젝트'는 사회적기업 (사)점프(JUMP)가 2018년부터 진행한 사업이다. 서울시의 청년 지역 정착 프로그램과 협업해 제주, 영월, 경북, 충청, 전라, 경남, 부산 등에서 도시 청년들의 지역에 대한 관심을 이끌어내고 정착하도록 지원했다. 오요리아시아, 사회적경제허브센터, 협동조합 주인, 기술자숲 등과 같은 지역 사회적 경제 조직과 협력하여 운영된 청정지역 프로젝트는 그동안 220여 명의 청년들이 지역의 일자리를 체험하며 봉사활동을 하는 등 귀농·귀촌을 청년들의 미래 설계의 선택지로 넓혀가도록 도왔다.

지역에서 인구가 감소하고 청년이 떠나는 현실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청년들은 보다 나은 교육과 취업을 위해 서울로 몰려들지만 대다수가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거나 불안정한 노동에 편입되고 있다.

'들꽃사진관'은 고향을 떠났다가 다시 돌아온 청년 이혜진 대표가 2019년 정선에 창업한 공간이다. 정선, 태백, 영월, 삼척 폐광 지역에서 빈집이나 폐가를 이용해 사업을 하는 사람들에게 2억 원을 지원하는 프로젝트에 참가해 창업을 할 수 있었고, 동네에는 '하늘기획', '이음 플랫폼', 영화제작소 '눈'과 같은 곳들이 함께하고 있다. 모두 2017년 10월부터 마을 살리기 운동으로 시작된 청년 창업자들이 운영하는 공간이다. 공공이 밀어주고 마을 주민들이 호응하고 청년 스타트업이 주도하며 중간지원조직이 도와주는 지역 재생의 모범사례가 된 정선군 고한읍 '18번가'는 해마다 1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찾는 핫플레이스가 되었다.

청년들의 기업가정신이 마을을 만나 자신의 삶과 일의 터전을 스스로 개척해나가는 모습은, 청년들에게 대안적 일과 삶의 방식이자, 청년실업의 시대에 지역과 마을이 어떻게 청년들을 품어야 하는가에 대한 역할을 생각하게 한다. 청년들이 자신의 삶의 주인으로, 자신이 잘 아는 지역의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사업 기회를 찾고, 경제적으로 자립하고 이웃들과 연대하고 가족과 사회로부터 지지를 받는 모습은 청년실업의 시대를 여럿이 함께 넘어갈 희망의 나침반이다.

지역에서 기회를 찾으라고 청년들의 등을 그냥 떠미는 것이 아니라, 청정지역 프로젝트, 로컬임팩트캠퍼스, 의성동부탐사대와 같은 프로그램들이 청년들로 하여금 마을을 이해하고 스스로의 일과 삶을 설계하는 과정을 함께해주는 것은 너무나 든든한 일이다. 청년들이 도시의 편리함과 무한경쟁의 가치를 잠시 내려놓고 지역의 삶을 경험하면서 지역혁신 사업에 많이 도전하면 좋겠다.



강민정 한림대 글로벌협력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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