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브 드라마 '더 써드 데이'
편집자주
※ 차고 넘치는 OTT 콘텐츠 무엇을 봐야 할까요. 무얼 볼까 고르다가 시간만 허비한다는 '넷플릭스 증후군'이라는 말까지 생긴 시대입니다. 라제기 한국일보 영화전문기자가 당신이 주말에 함께 보낼 수 있는 OTT 콘텐츠를 2편씩 매주 금요일 오전 소개합니다.
웨이브 바로 보기 | 6부작 | 18세 이상
중년 남자 샘(주드 로)은 매년 어느 숲에서 특별한 의식을 치른다. 10년 전 아들이 비명에 숨진 이후 이어온 일이다. 의식을 마치고 돌아가던 길, 10대 소녀가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하는 것을 목격하고 샘은 소녀의 목숨을 구한다. 안심이 안 돼 집에 데려다 주겠다는 샘에게 소녀는 기이한 말을 한다. “그들이 저를 죽일 거예요.” 소녀가 사는 곳은 ‘오시’라는 외딴섬. 썰물 때만, 하루 두 번 길이 열리는 곳이다. 샘은 소녀를 안전하게 귀가시키려 섬에 들어간다. 이후 그는 미스터리한 일들과 잇달아 마주한다.
①친절하나 수상한 사람들
섬은 축제를 준비 중이다. 뭍에서는 볼 수 없는 종교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섬 마을은 19세기 말 한 인물이 영국 런던 주정뱅이들을 이끌고 와 만든 공동체다. 사람들은 켈트족에서 비롯된 종교를 믿는데, 샘은 꺼림직하다. 그는 자신이 구한 소녀의 안위가 궁금해 섬을 나갈 기회를 놓치고 하룻밤을 보내게 된다. 우연이 마주친 여인 제스(캐서린 워터스톤)와 어울리다 고주망태가 되고, 다음날 오전 썰물 때마저 섬을 빠져나가지 못한다. 섬에서는 수상한 일들이 벌어지고, 샘은 환각인지 실제인지 구분하지 못하는 와중에 중요한 뭔가를 본 듯한 기분이 든다.
②섬에 숨겨진 음모
섬 곳곳에 제의용으로 난도질해 놓은 동물들이 있다. 섬 사람들은 둘로 쪼개져 다툰다. 어떤 사람들은 샘을 친절히 대하나, 어떤 이들은 물고기 모양 두건을 쓰고 샘을 공격한다. 섬 한쪽에는 저택이 있는데, 사람들은 그곳을 신성시한다. 샘의 아픈 과거를 언급하며 그를 알아보는 사람이 있다. 샘이 마주친 한 주정뱅이는 샘 아들 사건 관련 기사를 스크랩해 두고 있기도 하다.
샘은 알 수 없는 일들 때문에 섬을 떠날 수 없고, 위협과 공포감에 섬을 벗어나려고 하면 밀물이 앞을 가로막는다. 샘은 자신의 발목을 단단히 잡고 있는 섬이 과거부터 자신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여기기 시작한다.
③예기치 못했던 결말
섬에 머문 지 3일째 되는 날(영화의 원제 The Third Day) 샘은 비밀을 알게 된다. 자신은 섬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고, 왜 자신이 섬까지 오게 됐는지를 깨닫게 된다. 농밀한 감정을 나눴던 제스가 어떤 인물인지도 뚜렷이 알게 된다. 샘이 충격으로 말을 잃을 상황과 마주했을 때, 시청자들은 머리를 얻어맞은 듯한 반전을 목도한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샘이 집에 돌아오지 않자 아내 헬렌(나오미 해리스)이 두 딸과 함께 섬으로 향한다. 헬렌은 섬에 대한 정보는 거의 없으나 샘이 그곳에 머물고 있다는 단서를 지니고 있다. 헬렌과 두 딸 역시 샘처럼 미스터리한 상황과 위험에 잇달아 직면하나 썰물 때만 외부와 길이 열리는 섬을 쉽사리 떠날 수 없다. 헬렌 등이 공포에 젖어 들수록 시청자의 손바닥은 축축해진다.
※몰아보기 지수: ★★★(★ 5개 만점, ☆ 반개)
같은 장소를 배경으로 하고, 동일 인물들이 출연하나 이야기는 2개로 확연히 구분된다. 전반부 3회는 샘을 중심으로, 후반부 3회는 헬렌을 내세워 이야기를 풀어낸다. 후반부 3회를 보지 않아도 별반 차이가 없을 정도로 구분이 분명하다. 샘의 사연으로 그려낸 앞 3회는 시간도둑이다. 의문부호가 서스펜스를 부르고 또 다른 의문부호로 이어지며 몰입감을 높인다. 후반부는 이야기의 밀도가 낮고, 반전의 재미가 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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