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5월 20~22일 '공식·실무' 방한 유력
빠듯한 준비 기간 탓 靑 개최 가능성 급부상
美 답사단 금주 방한… '의전 혼선'은 불가피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내달 20~22일 방한이 점쳐지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청와대 영빈관에서 맞이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청와대 완전 개방을 약속한 윤석열 당선인의 의지에 따라 한미 정상회담 장소로 국방컨벤션 등 ‘제 3의 장소’가 거론됐지만, 짧은 준비 기간을 감안해 ‘청와대 회담’ 카드가 유력해진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국빈방문이 아닌 공식 또는 실무방문 형식을 취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의전 부담은 다소 줄었지만, 대통령 집무실 이전에 따른 혼선 우려는 여전히 남아 있다.
인수위 핵심 관계자는 21일 한미 정상회담 개최와 관련해 “영빈관 사용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영빈관은 청와대 서쪽에 위치한 건물로 정상급 외국 귀빈 방한 때 만찬과 대규모 회의, 연회 장소로 쓰인다. 1층은 접견장, 2층은 만찬장으로 꾸며졌다. 이 관계자는 다만 “본관, 상춘재 등 다른 청와대 시설은 활용할 계획이 전혀 없다”고 못 박았다. 영빈관에서 정상회담을 할 가능성이 작지 않다는 얘기다. 그간 회담은 본관, 만찬은 영빈관에서 열렸던 전례에 견줘 모든 일정이 영빈관에서 진행되거나, 본 회담은 다른 곳에서 할 수도 있다.
윤 당선인은 3월 20일 대통령실 이전 방안을 발표하면서 “외국 귀빈을 모셔야 하면 만찬 같은 행사 때 쓸 수 있지 않겠느냐”며 영빈관을 언급한 적이 있다. 그러나 이후 국방컨벤션, 전쟁기념관, 국립중앙박물관, 호텔 등 용산 집무실 주변 장소가 한미 정상회담 및 만찬 후보지로 압축됐다는 관측이 나왔다. “청와대에 한 발자국도 들어가지 않겠다”는 윤 당선인의 뜻이 반영된 것이다.
그럼에도 영빈관이 유력 후보지로 떠오른 것은 ‘격’을 고민한 결과로 읽힌다. 실제 다른 장소들은 정상회담을 열기에 부족하다는 평가가 많다. 의전 경험이 많은 정부 관계자는 “건물 내외부는 물론, 대로변에 노출된 점 등 감점 요소가 다수 눈에 띈다”고 설명했다.
빠듯한 일정 탓에 회담장을 새로 만드는 것도 여의치 않다. 바이든 대통령은 다음달 20일 한국을 찾아 이튿날 정상회담에 참석하는 쪽으로 일정이 거의 굳어졌다. 준비 기간이 한 달밖에 없는 셈이다. ‘선(先)선발대’ 격인 미국 측 답사단도 이번 주말 한국에 와 회담 후보지들을 둘러볼 것으로 알려졌다. 답사단이 용산 집무실 주변 후보지들을 반길지 확신할 수 없는 만큼, 청와대 카드를 배제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정상회담이 어디에서 열리든, 의전 혼선은 불가피하다. 청와대를 온전히 이용할 수 없는 상태에서 주요국 정상과 양자 회담을 한 자체가 전무하기 때문이다. 영빈관이 낙점되더라도 완벽한 회담 환경을 조성할 수 있을지 여부도 장담할 수 없다.
그나마 호재는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이 의전 격식이 가장 높은 국빈방문은 아니라는 점이다. 외교 소식통은 “바이든 대통령은 공식방문 혹은 실무방문 형식으로 한국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사태 등 다른 여러 외교 난제를 감안해 비교적 간소한 방문을 계획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식ㆍ실무방문에서는 대규모 공식 환영식이나 국빈만찬 등이 생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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