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지방선거 국민의힘 경기지사 후보로 김은혜 의원이 선출됐다. 초선인 김 의원은 4선 중진 출신에 대선주자급인 유승민 전 의원을 꺾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민다고 알려진 김 의원에게 당원들이 표를 몰아준 결과다. 윤 당선인의 최측근인 권성동 원내대표의 당선에 이어 지방선거 공천까지 이른바 '윤심'이 위력을 떨치면서 '윤석열당'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金 52.67% vs 劉 44.56%... 당원투표서 압도
김 의원은 최종 득표율 52.67%를 얻어 유 전 의원(44.56%)을 약 8%포인트 차이로 눌렀다. 20, 21일 이틀간 실시한 책임당원 선거인단 투표와 일반 국민 여론조사를 50%씩 반영한 결과다. 김 의원은 현역의원 페널티(최종 득표율 5%포인트 감점)를 받고도 승리했다.
세부 득표율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당원 선거인단 투표에서 김 의원이 유 전 의원을 압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원은 '윤심'에 힘입어 조직표를 대거 흡수했다. 일반국민 여론조사에선 유 전 의원이 우세했지만, 당심의 격차를 넘지 못했다.
계파 사라진 국민의힘, 빠르게 '윤석열당'으로
김 의원은 이달 6일 경기지사 출마를 선언하기 직전까지 윤 당선인의 원톱 대변인으로서 윤 당선인의 의중을 매일 언론에 전했다. 그의 출마는 윤 당선인 뜻으로 해석됐다. 김 의원은 경선 과정에서 "경기도민 청구서를 들고 용산의 대통령 집무실을 덮치겠다"고 하는 등 윤 당선인과의 호흡을 은근히 과시했다.
지난 8일 원내대표 선거에서 '윤핵관(윤 당선인 측 핵심 관계자)' 좌장으로 꼽히는 권성동 의원이 큰 표차로 승리한 데 이어 윤 당선인과 가까운 인사들이 속속 지방선거 공천권을 거머쥐고 있다. 이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계파가 사라진 보수 정당에 '윤석열당'이라는 새 정체성이 구축되고 있다는 신호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5월 10일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지방선거까지는 불과 3주라 새 정부 국정 지지율이 지방선거 성적에 그대로 반영될 것"이라며 "윤 당선인이 대통령으로서 얼마나 잘하느냐에 선거 승패가 달렸다"고 말했다. '윤심'을 업은 후보들이 고전하면 윤 당선인의 리더십이 흔들릴 수도 있다는 얘기다.
치명타 입은 유승민 "尹과의 대결에서 졌다"
유 전 의원은 대선후보 경선에 이어 경기지사 후보 경선에서도 결국 윤 당선인에게 패한 셈이 됐다. 경륜과 중도 확장성을 앞세워 민심에선 앞섰지만, 취약한 당내 지지기반이 거푸 발목을 잡았다. 대구 출신이면서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한 과거에다 대선 경선 때 윤 당선인과 날카롭게 각을 세운 새로운 벌점이 쌓여 이번에도 보수 당원들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유 전 의원은 '윤심 논란'을 저격하며 경선 결과를 아쉬워했다. 그는 페이스북에 "공정도, 상식도 아닌 경선이었다"며 "윤 당선인과의 대결에서 졌다. 권력의 칼춤은 결국 자신에게 돌아간다"는 뼈 있는 말을 남겼다.
한편, 인천시장 후보로는 안전행정부 장관 출신인 유정복 전 인천시장이, 경남지사 후보로는 창원을 지역구로 둔 박완수 의원이, 울산시장 후보로는 김두겸 전 울산 남구청장이 각각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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