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조원 전원 대피" 발표 뒤집고 인명 피해 첫 인정
실종자 가족들, 생사 확인·진상 규명 요구 빗발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투입됐다가 지난 14일(현지시간) 침몰한 순양함 모스크바함에서 1명이 사망하고 20여 명이 실종됐다고 22일 발표했다. 인명 피해 사실을 공식 인정하기까지 일주일 넘게 걸렸다.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모스크바함 화재로 1명이 사망하고 27명이 실종되고 397명이 구조됐다”고 밝혔다. 모스크바함이 가라앉기 전에 승조원들이 모두 탈출했다는 이전 공식 발표에 대해서는 해명하지 않았다.
흑해함대 기함이자 주력 미사일함인 모스크바함은 이달 중순 선체 폭발 후 침몰했다. 러시아 해군의 자존심이 무너지는 치명적 사건이었다. 우크라이나는 자체 개발한 지대함 미사일 2발이 모스크바함을 명중해 침몰했다고 주장했으나, 러시아는 탄약 폭발과 화재로 선체가 손상을 입은 것이라며 격침설을 부인했다. 미국과 서방 군당국은 정밀 분석 뒤 우크라이나 주장에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침몰 당시 배에는 500명 넘게 승선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군당국은 “전원 대피했다”는 언급 외에는 아무런 정보를 공개하지 않았다. 그 사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모스크바함 승조원의 행방을 묻는 가족들의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AP통신이 SNS에서 확인한 실종자만 최소 13명이었다. 러시아 국외에 본부를 둔 러시아 독립언론은 약 40명이 사망하고 100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승조원 가족들은 러시아 정부에 공식적으로 실종자 생사 확인과 진상 규명을 요구하고 있다. 19세 아들이 모스크바호에서 실종됐다는 드미트리 쉬크레베츠는 최근 러시아판 페이스북인 이콘탁테에 “실종자 가족 15명의 명단을 입수했다”며 러시아 당국을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아울러 군인 권리 옹호 단체인 ‘러시아 군인 어머니 위원회’에도 실종자 가족을 찾아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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