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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칼로 찌르는 듯한 ‘군발두통’ 시달려면 우울증·자살 충동 늘어

입력
2022.04.23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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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군발(群發ㆍcluster)두통 진단이 늦어지면서 우울증과 자살 충동이 늘어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군발두통은 매우 고통스러운 두통과 함께 눈물, 눈 충혈, 코막힘, 땀과 같은 자율신경 증상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군발두통은 환자들이 ‘눈을 칼로 도려내는 듯한 고통’ ‘차라리 머리를 벽에 찧는 것이 나을 듯한 고통’이라고 입을 모을 정도로 통증이 매우 극심하다.

군발두통 환자가 발병 후 첫 진단까지 걸린 시간은 평균 5.7년으로 전체 환자 중 69%가 발병 후 진단까지 1년 이상, 36%는 7년 이상 걸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김병수 분당제생병원 과장(제1 저자)과 조수진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신경과 교수(교신 저자) 공동 연구팀이 2016년 9월~2020년 12월 15개 대학병원에서 진료 받은 군발두통 환자 445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다.

이번 연구에서 주목할 점으로는 군발두통이 젊은 연령대에서 발생하면 진단 지연 기간이 길어진다는 것이다. 또 19세 이하 청소년 시기에 발병한 환자군에서는 90% 이상이 1년 이상 진단 지연을 경험할 수 있는 반면, 40세 이상 환자는 9%에 불과해 젊은 연령에서 군발두통의 진단에 주의해야 한다는 점을 시사했다.

연구팀은 또한 군발두통 진단 지연 기간이 늘어나면 정서적 측면에서 부정적 영향과 두통으로 인한 장애가 늘어난다는 것을 확인했다.

정서적 측면에서 군발두통 진단 지연 기간이 늘수록 환자에게 동반된 우울증의 유병률이 증가했다. 특히 진단 지연 기간이 7~10년인 환자군에서는 자살 충동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이 36.3%나 됐다.

이러한 군발두통의 부정적인 정서적 영향은 군발두통이 단순 통증 질환이 아니라 뇌 질환 일종으로 두통 발생과 정서 조절에 관련된 신경생물학과 신경해부학적 공통점 때문으로 설명될 수 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Frontiers in Neurology’에 실렸다.

군발두통은 다른 두통과 다른 특징을 보이는데, 편측 통증과 자율신경 증상으로 눈물, 눈 충혈, 코 막힘, 콧물, 안면 부종 등이 동반된다.

두통은 보통 3시간 정도 지속되고 하루 8회까지 발생한다. 야간 발작을 포함하는 특정 시간 대에 두통 발작이 발생하는 경우가 흔하다.

군발두통은 20~30대의 비교적 젊은 성인 연령에서 발병하고 환자들은 보통 수개월 동안 두통 발작이 거의 매일 발생하는 군발기를 1~2년 주기로 경험하게 된다.

두통 발작이 발생하는 군발기 동안에는 일상생활이 거의 불가능할 정도로 두통 관련 장애를 경험하므로 신속히 전문 진료를 받고 두통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

군발두통 치료는 군발기 동안 두통 발작 빈도를 줄이고 두통 발작 강도를 완화하는 군발두통 예방 치료와 두통 발작 자체를 완화하는 급성기 치료로 구성된다.

군발두통 예방 치료는 후두부 신경 차단 주사, 스테로이드제제 투약, 리튬 및 베라파밀 같은 경구 약 등을 사용할 수 있다.

최근 갈카네주맙이라는 항CGRP항체 주사 치료가 편두통에 이어 군발두통 임상시험에서도 군발두통 예방 치료 효과가 입증되면서 진료 현장에서 사용 중이다.

군발두통 발작이 발생하면 산소마스크 치료가 효과적이지만 병원 외부에서 개인차원에서 사용하기 쉽지 않은 편이다. 다만 군발두통 예방 치료와 병행하면 트립탄 제제도 효과가 있으므로 전문가와 상의해 치료 계획을 세울 수 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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