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와 함께 음식 나눠 먹고 종적 감춰
서울 강서구 등촌동 살인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피해자와 같은 아파트 입주민인 40대 남성을 유력한 용의자로 특정해 추적하고 있다.
24일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 강서경찰서는 60대 여성 변사체와 관련해 유력 용의자로 보이는 40대 남성 B씨를 추적 중이다.
B씨는 숨진 60대 여성 A씨와 같은 아파트에 거주하는 입주민으로, 사건 발생 하루 전인 지난 21일 오전과 오후, A씨 및 다른 입주민들과 함께 아파트 상가 주변 공터에서 음식을 나눠 먹었고 이후 종적을 감췄다.
경찰은 다만 금전이나 원한 관계 등 범행동기로 볼 만한 사정은 아직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아 그 부분도 함께 수사 중이다. 경찰과 유가족에 따르면 A씨는 경찰에 신변보호 요청을 위해 신고한 적도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지난 22일 오후 3시 45분쯤 등촌동 한 아파트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소방, 경찰은 A씨와 가깝게 지낸 이웃 주민과 아파트 단지 내 복지관 직원로부터 '어르신과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 A씨를 발견했다.
경찰은 현장 상황과 부검의 소견 등을 통해 타살 정황을 확인하고 수사했지만 아파트 현관과 상가 등에 설치된 폐쇄회로(CC) TV에 사각지대가 있는 데다 일부는 작동하지 않아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인근 주민들에 따르면 A씨는 홀로 세 자매를 키웠으며, 자녀들이 독립한 후로는 이 아파트에서 혼자 살아왔다.
A씨와 같은 동에 거주하는 주민은 "이혼 후 혼자 세 딸을 키웠고, 모두 대학까지 보냈다고 했다"면서 "따로 살긴 했지만 명절 때마다 딸들이 사위랑 손자들과 함께 찾아오는 것을 봤다. 딸들이 용돈을 주고 갔다는 이야기도 들어 생활에 큰 어려움은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A씨와 같은 아파트 단지에서 20여 년간 살아왔다는 주민은 "A씨가 아파트 앞 공터에서 주민들과 어울리곤 했다"면서 "21일까지만 해도 A씨가 공터에 나와 있는 것을 봤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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