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 위에 오른 적 없어... 비호감 선거"
"부동산 급상승, 구조적 원인 봐달라"
문재인 대통령은 25일 더불어민주당의 대선 패배에 대해 “마치 (나 때문에) 선거를 졌다고 말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패배의 모든 책임을 현 정부에 묻지 말라는 항변이다.
문 대통령은 사전 녹화돼 이날 JTBC에서 방송된 손석희 전 앵커와의 특별대담에서 “(지난 대선 패배에) 정권교체론이 가장 컸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억울한 점이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저는 한 번도 링 위에 올라가 본 적이 없다. 제가 (이재명 민주당 후보를) 우리 당 후보라고 말할 수도 없었고, 입도 뻥끗할 수 없었다”며 “우리는 ‘선거 중립’이라는 명제를 앞세워 현 정부에 마구잡이로 반대하고, 공격하고 비판해도 제대로 말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선거를 치렀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을 비롯해 내각 책임제 국가들도 대통령이든 총리든 본인이 선수로 나가지 않아도 지원 유세를 다 한다”면서 “그게 서로 상충되는 게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지난 대선에 대해 “본질적으로는 선거가 지나치게 비호감도가 높고, 네거티브적 성격으로 치러졌다고 생각한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민주당 후보가 강점을 가진 가치나 철학, 정책의 우위점이 묻혀버린 결과가 됐다”며 “(내가 관여했다면) 적극적 지지 활동을 할 수도 있고, 우리 정부 성과에 대한 부당한 공격에는 얼마든지 맞설 수 있었다. 선거에 도움이 됐을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부동산 문제 역시 일방적 매도는 부당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문 대통령은 “(부동산 폭등이) 5년 내내 가장 무거운 짐이었다”면서도 “당시 구조적 원인을 함께 봐줘야 온당한 평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가격 상승은 전 세계적 현상이며 우리나라 부동산 가격 상승 폭은 작은 편에 속한다”는 주장도 폈다. 또 “코로나 시기에 재정이 풀리면서 유동성이 아주 풍부해지고, 저금리 대출을 빌려서 부동산을 사는 이른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 때문에 가수요를 불러일으키기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공급이 결과적으로 부족했다. 공급을 늘리는 정책을 일찍 강력하게 했으면 좋았겠다”며 반성하기도 했다. 다만 “우리 정부는 역대 어느 정부보다 공급이 많았다. 예측하지 못한 것도 있지만 1인 가구 비율이 높아졌다”는 점을 성과로 내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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