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가 김앤장 법률사무소 고문 재직 당시 활동내역을 담은 자료를 제출한 것으로 26일 확인됐다. 이에 따르면 한 후보자는 김앤장 고문으로 근무하던 4년 4개월간 총 4건의 활동에 참여했다. 같은 기간 김앤장에서 약 20억 원의 고문료를 받은 것을 감안하면, 1건당 5억 원을 받았다는 얘기다. 고문료가 지나치게 높게 책정됐거나, 청문회 파행의 원인인 자료 제출 논란을 피하기 위해 자료를 불성실하게 작성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소속 민주당 강병원 의원실에 따르면, 한 후보자 인사청문준비팀은 전날 '한 후보자의 김앤장 주요 활동사항'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그간 민주당은 김앤장에서 한 후보자가 지나치게 높은 고문료를 받은 만큼 활동 내역을 공개해야 한다고 요구해왔다.
한 후보자 측이 제출한 내역서에는 총 4건의 활동이 기재됐다. △2019년 5월 홍콩 라운드테이블 △2019년 6월 한∙베트남 금융∙투자 협력 간담회 △2019년 11월 베트남 총리∙기업 간담회 △2021년 12월 베트남 국회의장 공식방한 기업인 간담회 등이다.
한 후보자 측은 홍콩 라운드테이블 행사의 성과와 관련해 "홍콩 주요 기업들을 대상으로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국내 경제정책 변화를 설명하고 외국기업 투자자들에게 안정적인 투자처로서의 대한민국을 적극 홍보했다"고 설명했다. 한 후보자 측은 12개 문단으로 구성된 현장 발언문도 첨부했다.
한 후보자 측은 그간 김앤장이 사기업인 만큼 활동 내역을 공개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그러나 민주당이 한 후보자 측이 검증 자료를 제대로 제출하지 않아 청문회를 진행하기 어렵다며 보이콧에 나서자, 자료를 제출한 것으로 보인다.
4건의 활동만으로 20억 원의 고문료를 받았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게 강 의원 측 주장이다. 2019년 11월 베트남 총리∙기업 간담회의 경우 소요 시간이 75분 정도에 불과했다. 이에 한 후보자 측이 논란의 여지가 적은 활동 내역만 제출해 논란을 피하려고 한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강 의원은 이날 민주당과 정의당 청문위원들의 집단 불참으로 30분 만에 산회된 청문회에서 "국민들이 이 해명을 어떻게 납득할 수 있나"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한 후보자 측은 이에 "4건 외에도 상당한 분량의 자료를 제출했다"며 "(업무 관련 의혹은) 청문회에서 상당 부분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김앤장 근무 내역을 속이거나 숨기려는 의도는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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