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알림

생존 위한 마약전쟁... 런던에는 '흑인 대부'가 살고 있다 [몰아보기 연구소]

입력
2022.04.29 10:00
12면
0 0

넷플릭스 시리즈 '탑 보이' 시즌1

편집자주

※ 차고 넘치는 OTT 콘텐츠 무엇을 봐야 할까요. 무얼 볼까 고르다가 시간만 허비한다는 '넷플릭스 증후군'이라는 말까지 생긴 시대입니다. 라제기 한국일보 영화전문기자가 당신이 주말에 함께 보낼 수 있는 OTT 콘텐츠를 2편씩 매주 금요일 오전 소개합니다.

영국 런던에서 잘나가던 마약상이었던 두쉐인은 자메이카로 피신했다가 예기치 못한 상황을 맞아 다시 런던으로 돌아가게 된다. 넷플릭스 제공

영국 런던에서 잘나가던 마약상이었던 두쉐인은 자메이카로 피신했다가 예기치 못한 상황을 맞아 다시 런던으로 돌아가게 된다. 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바로 보기 | 10부작 | 18세 이상

두쉐인(애슐리 월터스)은 영국 런던의 마약거래상이다. 빠른 두뇌회전과 냉철한 성격을 바탕으로 세력을 넓혔다. 마약왕 자리에 올랐으나 동업자이자 친구인 설리(카노)는 체포되고, 자신은 도망자 신세가 됐다. 두쉐인은 자메이카에서 은신하다 난처한 상황에 놓인다. 지역 조직폭력배 두목 슈거의 부하를 즉흥적으로 죽인다. 복수를 피하기 위해 런던에서 마약 유통으로 큰돈을 벌어 주겠다고 슈거에게 약속한다. 두쉐인은 런던으로 돌아와 마약 밀매를 재개하려 한다. 퇴락한 마약상에게는 버거운 게 한둘이 아니다.

①구세대와 신세대 마약상의 대결

제이미는 런던 뒷골목에서 급부상하고 있는 마약거래상이다. 패기로 밀매시장을 장악하려 한다. 넷플릭스 제공

제이미는 런던 뒷골목에서 급부상하고 있는 마약거래상이다. 패기로 밀매시장을 장악하려 한다. 넷플릭스 제공

런던 해크니 지역 뒷골목은 세력 재편기다. 지역 마약밀매 조직 필즈의 리더 모디가 경찰에 잡히면서 변동을 맞는다. 모디는 장기형을 받는다. 마약을 대주는 터키인 조직은 가격을 올리겠다고 압박한다. 제이미(마이클 워드)가 새 공급처를 찾으며 새 리더로 떠오른다. 제이미는 “인생에 한번 온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 한다. 방해물이라 여겨지면 누구든 제거하려 한다. 모디의 열성 부하들이 제이미의 독주를 막으려 하나 쉽지 않다.

런던으로 돌아온 두쉐인은 패기 넘치는 제이미의 급부상에 마음이 급하다. 슈거의 물량을 다 소화하기 힘들 지경인데 제이미와 세력 다툼을 벌여야 한다. 제이미는 경험이 풍부한 두쉐인이 부담스럽다. 제자리를 잡지 못하도록 미리 손을 써야 한다. 구세대와 신세대의 충돌은 불가피하다.

②그들이 마약 밀매를 하는 이유

두쉐인(오른쪽)은 런던으로 돌아왔으나 조직은 많이 흐트러져 있다. 살아남기 위해선 마약시장에서 주도권을 잡아야 한다. 넷플릭스 제공

두쉐인(오른쪽)은 런던으로 돌아왔으나 조직은 많이 흐트러져 있다. 살아남기 위해선 마약시장에서 주도권을 잡아야 한다. 넷플릭스 제공

드라마는 마약전쟁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는다. 마약 거래에 연루된 개개인의 사연들을 풀어내며 그들이 왜 범죄의 구렁텅이에 떨어졌는지 살핀다. 제이미는 불우한 가정의 장남이다. 아버지와 어머니를 일찍 여의고 가장으로 두 동생의 생계를 책임져 왔다. 자신과 달리 동생들은 학업에 열중해 번듯한 직업을 갖기를 원한다. 그러기 위해선 마약전쟁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두쉐인도 크게 다르지 않다. 노모의 간병인 쉘리(심비아투 아지카워)와 새 삶을 모색하고 싶다. 제이미와 두쉐인 주변인들도 마찬가지다. 가족을 건사하기 위해 또는 제대로 된 미래를 위해선 마약이 필요하다.

③폭력물 넘어선 사회 비판 드라마

런던 이민자들은 아이 교육을 통해 새 삶을 꾀하나 가난과 차별의 벽을 넘기가 쉽지 않다. 넷플릭스 제공

런던 이민자들은 아이 교육을 통해 새 삶을 꾀하나 가난과 차별의 벽을 넘기가 쉽지 않다. 넷플릭스 제공

제이미와 두쉐인은 이민자 가정 출신이다. 그들의 삶이 태어나서부터 불우한 이유다. 주류 사회는 인종차별로 벽을 쌓고 있고, 이민자들의 가난은 대물림된다. 계층 도약을 위한 발판으로 교육보다 마약 밀매 같은 범죄가 더 활용된다. 제이미와 두쉐인의 처지는 고전영화 ‘대부’(1972) 속 마피아 두목 돈 코를레오네(말런 브랜도)와 다를 바 없다.

드라마는 영국 이민사회의 어둠을 주로 비춘다. 잔혹한 마약상들의 총격전이나 몸싸움은 밀쳐두고, 관광명소 뒤에 감춰진 런던의 고단한 삶을 들춰낸다. 단순 폭력물이 아닌 사회 비판 드라마에 가깝다.

※몰아보기 지수: ★★★★(★ 5개 만점, ☆ 반개)

2011년 영국 방송 채널4의 전파를 탄 드라마 시리즈를 이어 받아 만들어졌다. 채널4에서 방송된 시리즈는 시즌2(2014)까지 선보였으나 후속편 제작은 이뤄지지 않았다. 캐나다 유명 래퍼 드레이크가 간여하면서 2019년 넷플릭스에서 새롭게 만들어졌다. 시즌1이면서도 시즌3로 인식되는 이유다. 2010년대 초ㆍ중반 방송된 시리즈가 ‘탑 보이: 서머하우스’로 넷플릭스에 올라와 있다. 두쉐인 등의 젊은 시절을 담은 이전 시리즈를 보면 이해가 빠를 수 있으나 꼭 볼 필요까지는 없다.


라제기 영화전문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