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4월 소비자동향조사
집값 상승 전망도 한 달 새 10p 뛰어
금리수준전망지수 '역대 최대'
소비자들의 향후 1년간 물가 전망을 보여주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이 9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현재 우리 경제를 압박하고 있는 전방위적인 물가 상승세가 당분간 계속될 거란 전망이 그만큼 우세하다는 뜻이다. 새 정부 출범 이후 부동산 규제가 완화될 거란 예상에, 향후 집값 상승을 점치는 기대 심리도 한 달 새 큰 폭으로 뛰었다.
2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4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3.1%로 전월보다 0.2%포인트 올랐다. 이는 2013년 4월(3.1%) 이후 9년 만에 최고치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소비자들이 향후 1년간 물가가 어떻게 될지에 대한 전망을 나타낸다. 이번 조사는 이달 12∼19일 전국 2,500가구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지난 1년간 소비자물가에 대한 체감 상승률을 보여주는 물가 인식(3.2%)도 9년 만에 가장 높았다.
소비자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칠 주요 품목으로는 석유류 제품(75.2%), 농축수산물(37.1%), 공공요금(33.9%) 등이 많이 꼽혔다. 황희진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에 따른 공급망 차질 등의 뉴스를 소비자들이 자주 접한 데다, 거리두기 해제로 활동이 늘어나는 점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한동안 수그러들었던 집값 상승 기대도 다시 고개를 들었다. 이달 주택가격전망지수(114)는 한 달 새 10포인트나 높아졌다. 이 지수는 100보다 클수록 1년 뒤 집값이 오를 것이라고 응답한 가구가 그렇지 않다는 가구보다 많았다는 뜻이다. 아파트 매매 값 하향 폭과 속도가 주춤해지는 가운데, 부동산 규제 완화 및 개발 기대감이 영향을 미쳤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 등으로 금리수준전망지수(141)는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6개월 후 금리가 지금보다 오를 것이라고 예상한 응답 비중이 커지면서 전월(136)보다 5포인트 상승했다.
경제 전반에 대한 소비자들의 체감 경기를 보여주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4월 103.8로 전월보다 0.6포인트 올라 두 달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CCSI가 100보다 높으면 경제 상황에 대한 심리가 낙관적, 낮으면 비관적이란 뜻으로 해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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