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을 방지하기 위해 내세운 슬로건인 '학교폭력 멈춰'가 현장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허울뿐인 탁상행정이라는 의견도 일부 있지만, 학교전담경찰관(SPO) 입장에서 보자면 전혀 아니다.
'학교폭력 멈춰' 캠페인은 단순히 보여주기식 구호가 아니다. 학교 내 구성원 모두가 학교폭력에 대한 감시자가 되어 학교폭력을 예방하자는 캠페인이다. 즉, 모든 이들이 학교 폭력이 발생하지 않도록 감시자 역할을 맡아 방관자가 되지 말자는 의미다.
최근 사회관계망(SNS)서비스 유머란에 학교폭력이 2년 동안 대폭 줄었다는 이야기가 올라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병 때문에 등교를 하지 않아 학교폭력이 줄었다는 것이다. 달리 해석하면 등교라는 것이 학교폭력이 발생하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는 뜻이다. 이는 곧 정상적인 등교가 학교폭력이 발생할 수 있는 시기라는 이야기도 된다.
신학기가 되면 학교전담경찰관은 캠페인, 교육, 순찰, 상담 등 다양한 학교폭력 예방활동을 이어간다. 학교폭력의 특징은 발생 후 법적인 처벌 여부를 떠나 피해 회복에 많은 노력이 필요하고 자칫하면 2차 피해까지 생긴다는 점이다. 그러므로 무엇보다 예방이 중요하다. 가장 큰 예방책은 학교 내 구성원들의 ‘관심’이다.
학교폭력 관계자는 가해자, 피해자, 방관자로 나뉜다. 방관자 역시 학교폭력의 가해자라고 이야기하지만, 한편으로는 방관자들 또한 학교폭력의 피해자로 볼 수 있다. 방관으로 피해자가 되는 시간을 늦춰질 뿐, 학교에 폭력이 만연하면 러시안룰렛처럼 누구든 폭력의 피해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학교폭력에서 방관자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방관자들의 역할이 요구되고 있는 것이다. 최근 학교폭력 전문가들은 이들이 학교폭력을 해결할 수 있고, 예방할 수 있는 존재라고 이야기한다. 학교폭력은 교사나 경찰, 주변인들이 아무리 많은 예방 활동을 한다 하더라도 항상 지켜볼 수 없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 누구나 피해자가 될 수 있는 학생들 스스로가 감시자가 되어야 한다.
인식도 바뀌어야 한다. 이들이 방관하는 이유는 '내 일이 아닌데, 귀찮게 뭘 나서나'라는 생각과 '괜히 나서서 나한테 피해가 오지 않을까'라는 생각 때문이다. 이는 학교폭력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일상에서 다 적용된다고 봐야 한다.
가장 위험한 것은 모두가 방관자가 되는 것이다. 인식을 바꿔야 한다. 그래서 '학교폭력 멈춰'라는 구호를 통해 모두의 노력과 관심, 공감을 유도하는 것이다. 구성원인 청소년들의 관심 뿐 아니라 교사들의 관심, 가정의 관심, 그리고 우리 사회의 관심으로 이어질 때 그 효과가 가장 극대화할 수 있다. '학교폭력 멈춰' 구호는 절대 단순 보여주기식으로 탁상행정이 아니다. 공감의 힘은 크다. 학교폭력이 이루어질 때 모두가 관심을 가지고 '학교폭력 멈춰'라고 외치게 된다면 분명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많관부'라는 신조어가 있다. 이는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라는 뜻으로, 성서경찰서에서는 학교폭력을 예방에 관심을 가지자는 의미로 관내 학교를 방문하여 '많관부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그 외에도 대구지역 학교전담경찰관들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학교폭력을 예방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쉴새 없이 하고 있다. 학교전담경찰관은 학교 내 구성원이라고 해도 될 만큼 가까이 있다. 무엇보다 학교 구성원들을 모두 감시자로 발전시키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 '학교폭력 멈춰'에 이어 '많관부' 캠페인이 또 한번 학교폭력 예방의 일등공신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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