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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적게 마시는데 간 질환? "유전적 요인 때문"

입력
2022.04.27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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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술을 남보다 적게 마시는데 알코올성 간 질환에 걸리는 사람이 있다. 반면 술을 많이 마셔도 간 수치가 정상인 사람이 있다. 왜일까? 이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해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김범택 아주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팀은 알코올성 간염 원인이 흔히 알려져 있는 알코올 분해 효소(공격 인자)가 아닌 간에서 항산화 작용(방어 인자)이 약한, 즉 선천적인 ‘유전적 요인’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로 그 동안 ‘나는 간에 알코올 분해 효소가 적어 빨리 취해’라는 말이 틀렸다는 사실이 판명된 셈이다.

우리 몸은 술을 마시면 간을 보호하기 위해 다양한 방어 메커니즘이 작용한다. 이런 방어 메커니즘이 유전적으로 약하면 남보다 술을 적게 마셔도 간 질환에 걸리기 쉽다.

연구팀은 한국유전체역학연구(KoGES) 대상자 2만1,919명(40~79세)의 유전자를 분석했다. 대상자를 알코올성 간염이 있는 군과 없는 군 두 그룹으로 나누고, 각 그룹별로 비음주군ㆍ적정 음주군ㆍ중증 음주군 등 3개 군으로 다시 나눠 비교 분석헀다.

그 결과, 유전체 단일 염기 변형(Single Nucleotide PolymorphismㆍSNP) 발현, 즉 각 환자군마다 유전자 변이가 다르다는 것을 확인했다.

자세히 살펴보면 술을 적게 마시거나 많이 마시는 것과 상관없이 알코올성 간염 환자군에서 간 해독과 항산화 작용(산화되는 화학 반응을 억제)을 담당하는 효소인 ‘GGT(감마글루타밀전이효소) 유전자 변이’가 공통적으로 나타났다.

또 술을 많이 마시지 않는 적정 음주군에서도 알코올성 간 질환이 있으면 HNF1AㆍZNF827 유전자 변이ㆍ발현이 억제된다는 것을 확인했다.

즉 같은 술을 마셔도 누구는 간 질환에 걸리고, 누군가는 걸리지 않는 유전적으로 강한 타고난 금수저가 따로 있는 것이다.

김범택 교수는 “이러한 강한 방어 인자도 지나치게 술을 마시면 제대로 작동하지 않기에 유전자만 믿고 술을 많이 마시면 간염ㆍ간경화 등 간 질환에 노출될 수 있다”고 했다.

김 교수는 “음주 다음날 콩나물이나 황태 해장국이 좋은 것은 알코올 분해보다 글루타치온 등 항산화 효과가 있기 때문”이라며 “이번 연구로 숙취 해소를 위해 항산화 효과가 좋은 비타민C가 풍부한 과일 주스를 마시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고 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간학(HepatologyㆍIF 17.425)’에 실렸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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