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고발자'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재판개입 권리 없어 무죄' 궤변 인정해...
작은 도둑 때려잡고 큰 도둑은 봐줘" 비판
대법원이 28일 이른바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으로 기소된 임성근 전 부장판사에 대해 무죄를 확정하자, '내부고발자'였던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런 식이면 국민들의 사법불신 해소는 요원할 것"이라고 법원을 비판했다.
이 의원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 계정에서 대법원의 판단을 "'애초에 재판에 불법개입할 권한이 없기에 무죄'라는 궤변을 인정한 꼴"이라고 비판했다.
임 전 부장판사는 2015년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판사 재직 당시 박근혜 대통령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일본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의 재판에 개입한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이하 직권남용)로 기소됐다. 프로야구 선수들의 원정도박 사건을 약식명령 처리하게 하거나,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변호사들의 집회 사건 판결문에서 논란이 될 만한 표현을 삭제하게 한 혐의도 받았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임 전 부장판사의 행위가 법관 독립을 침해하는 위헌적 행위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2심에서는 형사수석부장판사에게는 재판에 개입할 직권 자체가 없다며 '직권이 없으면 직권남용죄를 물을 수 없다'는 법리에 따라 무죄 판결했다. 항소심에 이어 대법원도 1심 판단을 유지했다.
이 의원은 이에 "그러면 '있는 권한'을 초과해서 활용한 사람은 유죄, 애초에 권한조차 없는 일을 벌인 사람은 무죄라는 말인가"라고 항변했다. 또 "'작은 도둑은 때려잡고 큰 도둑은 봐주는 세상'이라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다"며 "대법원은 여기에 뭐라고 응답하시겠나"라고 물었다. 법리 적용을 따지는 법률심인 대법원이 직권남용죄의 기존 법리를 달리 해석·적용했어야 한다는 주장인 셈이다.
이 의원은 "이런 식이면 국민들의 사법불신 해소는 요원해질 것"이라는 경고도 남겼다. 그는 지난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료를 인용, "2020년 우리나라의 사법신뢰도는 조사대상국 중 세계 최하위 수준을 기록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판사는 최고 엘리트'라는 오래된 사회 인식에 비추어 보았을 때 상전벽해와 같은 변화로 특히 지난 10년간 사법신뢰도 추락 속도는 전례 없는 아찔한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판결로 임 전 부장판사는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에 연루된 법관 14명 중 여섯째로 무죄가 확정됐다. 국회는 앞서 이 의원의 주도로 임 전 부장판사의 법관 탄핵소추안을 가결했지만, 헌법재판소는 지난해 10월 임 전 부장판사가 이미 법복을 벗었다며 각하 결정했다. 각하는 심판청구가 요건을 갖지 못했을 때 사건을 심리하지 않고 종결하는 것이다. 다만 헌법재판관 9명 중 3명은 임 전 부장판사의 헌법 위반 행위가 중대하다는 의견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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