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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데믹 시대 첫 축제… 전주영화제 막이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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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데믹 시대 첫 축제… 전주영화제 막이 올랐다

입력
2022.04.29 04:30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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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작 '애프터 양'은 인조로봇이 수명을 다하면서 한 가족이 겪게 되는 사연을 그리고 있다. 왓챠 제공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작 '애프터 양'은 인조로봇이 수명을 다하면서 한 가족이 겪게 되는 사연을 그리고 있다. 왓챠 제공

"객석을 꽉 채운 이 모습, 우리가 얼마나 그리워했습니까."(개막식 사회자 배우 장현성)

좌석 사이 간격 두기는 없었다. 관객 2,300여 명이 특설 극장에 모여 한 방향을 같이 바라봤다. 대형 스크린이 있었다. 작은 웃음과 탄식이 가끔 흘렀다. 3년 만이다.

전주국제영화제가 28일 오후 7시 전북 전주시 완산구 전주돔에서 23번째 막을 올렸다.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에 유행한 이후 국내 영화제로선 최초로 좌석 100%를 개방했다. 코로나19 이후 온전히 개최되는 첫 대형 축제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남다르다.

전주영화제는 코로나19와 유난히 악연이 깊다. 2020년 4월 개막을 앞두고 직격탄을 맞았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심상치 않자 일정을 연기해 5월 막을 올렸다. 행사는 열렸으나 무관객이었다. 경쟁 부문 영화들만 심사위원들을 대상으로 극장에서 상영하는 등 대면 행사를 최소화했다. 이준동 전주영화제 집행위원장은 28일 오후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에서 열린 개막 기자회견에서 “당시 전 세계에서 코로나19 위기를 맞은 첫 영화제가 바로 전주영화제였다”며 “아무런 참조 사항도 없이 영화제를 열어야만 했다”고 돌아봤다. 지난해에는 온라인 상영을 강화하고, 좌석 33%까지 관객을 받았다. 2020년보다는 활기를 띠었으나 한계가 분명했다.

올해는 56개국 217편(장편 143편, 단편 74편)이 극장에서 관객을 기다린다. 특설 극장 전주돔이 3년 만에 열렸다. 개막식에는 영화인 150명가량이 레드카펫을 밟았다. 레드카펫 주변에는 300명 가량이 모여 유명 배우나 감독이 입장할 때마다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 초청 손님은 해외 60여 명을 포함 2,000명가량이다. 코로나19 대유행 이전과 다를 바 없는 수치이다. 이 집행위원장은 “지난해까지 온라인 상영 등으로 영화제를 꾸렸으나 축제가 갖는 잔치의 모습을 온전히 갖추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다”며 “축제의 면모를 되찾기 위해 오미크론 변이 감염이 절정을 이루기 전인 1월부터 정상 개최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올해 전주영화제 상영작들의 총 좌석 수는 7만5,000석가량이다. 이 집행위원장은 “좌석 50%만 채워도 일단 성공적이라 생각한다”면서도 “(분위기가 좋아) 사실 그것보다 더 높은 관객 수치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개막작은 ‘애프터 양’(2021)이다. 애플TV플러스 드라마 ‘파친코’로 최근 주목받고 있는 재미동포 코고나다 감독의 신작이다. 할리우드 스타 콜린 패럴과 재미동포 배우 저스틴 민 등이 출연했다. 양이라는 인조로봇이 수명을 다하면서 난처한 상황에 처한 가족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인간성과 추억에 대한 메시지를 전한다. 영화제를 찾은 저스틴 민은 “소박하고 놓치기 쉬운 순간을 하나씩 진지하게 돌아보게 하는 영화”라며 “코로나19 시기 이 영화를 보여줄 수 있어 더 의미가 깊고 시의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주영화제는 다음 달 7일 에리크 그라벨 감독의 프랑스 영화 ‘풀타임’ 상영으로 막을 내린다.

라제기 영화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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