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피해 따라 최대 600만원 차등 지급
"많이 받아야 100만원 아니겠나" 한숨
② 안철수 '피해지원금' 용어 사용에
"손실보상·방역지원금 하나로 퉁치는 거냐"
"아직 확정된 건 아냐. 민원 넣자" 낙관과
"윤석열 정부 이미 신뢰 잃어" 비관 교차해
안철수 위원장이 이끄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에 따른 소상공인·자영업자 손실에 차등 보상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소상공인·자영업자 온라인 카페가 발칵 뒤집혔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방역지원금 600만 원 일괄 지급' 공약이 무산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면서다. 인수위 홈페이지에 항의글이 게재된 것은 물론, "6·1 지방선거 때 투표로 심판하자"는 주장까지 나온다.
28일 네이버 카페 '아프니까 사장이다' 이용자들은 이날 안철수 인수위원장의 발표를 두고 "윤 당선인의 공약은 '선거용'이였냐"며 혼란스러운 기색이 역력하다. 안 위원장은 이날 소상공인·자영업자 손실을 약 54조 원으로 추산했다며 이미 지급된 보상금(31조6,000억 원)을 제외한 22조4,000억 원을 온전히 지급하겠다고 발표했다. 단, 피해 지원금은 업체의 규모와 피해 정도, 업종별 피해 등을 고려해 차등 지급한다고 밝혔다. 액수는 '업체당 최대 600만 원'이 검토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당초 윤 당선인은 후보 시절 유세에서 "대통령이 되면 즉시 기존 정부안과 별개로 추가 지원을 통해 최대 1,000만 원을 지원하겠다"고 공약했었다. 현 정부가 지급한 방역지원금 400만 원에 더해 600만 원을 추가 지급하겠다는 뜻이었다.
안 위원장이 지급을 약속한 22조4,000억 원을 551만 개 업체로 나누면 평균 피해지원금은 407만 원이다. 그러나 차등 지급이라는 점에서 대부분은 "많이 받아야 100만 원 아니겠나"(몬***)고 예상한다. "차등지급을 비판하는 게 아니라 당선되고 말 바꾸니까 열받는 거다"며 "대통령 집무실 이전, 취임식 뒤풀이로 세금 펑펑 써대면서 피해 본 자영업자들한테 엄중한 잣대 들이 대니 어이가 없는 거다"(아******)는 의견도 나왔다.
"차등지급하는 게 맞다"며 인수위의 결정에 동의하는 사람도 있지만 "죽도록 일해서 매출 좀 올려 놨다. 그래서 보상은 남들보다 못받는다. 이게 공정인가"(서*****)라는 반박이 더 크다.
"웬 '피해지원금'?... 방역지원·손실보상금 합쳐 퉁치려는 거냐"
안 위원장이 '피해지원금'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들고 나온 것도 논란이다. 현재 코로나19에 따른 소상공인·자영업자 피해 보상은 손실보상금과 방역지원금의 '투 트랙'으로 지급되는데, "인수위가 둘을 합쳐서 피해지원금으로 퉁치려는 것 아니냐"(서****)고 우려하는 것이다.
손실보상금은 집합금지·영업시간 제한 등 방역 조치를 이행한 사업체 등에 손실규모에 비례한 보상금을 지급하는 것이다. 방역지원금은 대상 업체에 일괄 지급된다. 그동안 320만 개 업체에 100만 원씩, 332만 개 업체에 300만 원씩 2회에 걸쳐 지급됐다.
"아직 확정 안 돼, 민원 넣자", "윤석열 정부 이미 신뢰 잃어"
몇몇 이용자들은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다"며 관련 뉴스에 댓글을 달고 국민의힘·더불어민주당에 민원을 넣으면 바꿀 수 있다는 희망을 내비친다. "일괄 지급 안 하면 지방선거 때 투표로 보여주자. 진짜 가지고 노는 것도 아니고"(용***)라며 으름장을 내는 것도 그 중 하나다.
실제 인수위 홈페이지에 항의글을 올린 자영업자도 있다. 인테리어업을 운영한다는 작성자는 "대부분의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은 윤석열 당선인께서 약속하신 방역지원금 600만 원 공약을 믿고 투표한 분들이 많다"고 했다. 그러면서 "표가 필요해서 하신 거짓말인가. 왜 이제와서 차등 지급이라는 말장난을 하나"는 격한 감정을 표출했다.
그는 "코로나19는 업종을 가려가며 피해를 주지 않았다. 'IMF' 때보다 심한 불경기였다"며 "약속한 3차 방역지원금 600만 원 지급 공약을 조건 없이 이행하라"고 요구했다. "그리고 나서 집합 제한 업종이나 여행·관광·공연업은 피해 규모를 산정해 추가 보상을 지급하라"고도 덧붙였다.
그러나 차기 정부에 대한 신뢰 자체를 잃었다며 바뀌는 건 없다는 비관도 만만찮다. 한 이용자(로****)는 "오늘 인수위의 발표는 특정 정당의 지지 여부를 떠나 '앞으로 윤석열 정부는 더 이상 신뢰할 수 없는 정부'라고 공언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썼다. 그는 "추후 600만 원 일괄 지급을 약속하더라도 오늘 발표로 그 약속을 믿을 사람이 얼마나 될까"라고 덧붙였다.
한편 소상공인연합회는 이날 논평을 내고 "인수위 발표안에는 소상공인 지원안의 총 규모가 나오지 않았고,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이 공언해 온 '손실보상 소급적용'도 하지 않기로 했다"며 "소상공인들이 600만원 이상의 일괄 지급을 기대해 온 상황에서 지원금 차등지급안이 발표됐다"고 지적했다. 소공연은 "발표안은 구체성마저 떨어져서 실망스럽고, 특히 차등 지급안은 현 정부의 지원안보다 퇴행한 것이어서 심각하게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소공연은 "윤 당선인은 대선 1호 공약으로 '50조 원 이상 재정 자금을 활용한 정당하고 온전한 손실보상'을 내세웠다. 소상공인들을 희망 고문하지 말고 약속을 꼭 지켜달라"고 했다. 소공연은 "2020년 4월부터 작년 7월까지에 대한 손실보상을 소급적용하고, 보상금 산정기준 현실화를 위한 민·관 위원회를 운영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소공연은 "50조원 이상의 온전한 손실보상을 기반으로 새로운 회복을 꿈꿔오던 소상공인들의 기대가 높은 만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1호 공약은 파기가 아니라 반드시 관철돼야 마땅하다"며 "새 정부가 1호 공약 파기에 나선다면 소상공인들의 중지를 모아 강력히 대처해 나갈 계획임을 천명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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