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유근육통, 3개월 이상 전신 통증 생겨
A(46ㆍ여)씨는 얼마 전부터 아침에 일어날 때마다 몸이 무겁고 뻣뻣한 느낌이 들었다. 최근 여행을 다녀오느라 무리하고 신경을 많이 쓴 탓이라 여겨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하지만 갈수록 온몸이 두들겨 맞은 듯 아프고 쑤신 증상이 나타날 뿐만 아니라 손발이 붓는 것 같아 가까운 병원을 찾았다. ‘섬유근육통’라는 생소한 질병을 진단받아 치료 중이다.
섬유근육통이란 전신 통증이나 특정 부위에 발생하는 통증을 특징으로 하는 만성 근골격계 질환이다.
아직까지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가족력ㆍ도파민ㆍ세로토닌ㆍ카테콜아민 등 통증 전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유전자 다형성과 관련 있는 사람이 스트레스ㆍ감염ㆍ신체 손상 등 환경적 인자에 노출되면 발현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자율신경계 이상, 내분비 호르몬 이상, 수면장애, 근육 및 힘줄 미세 외상 등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한 가지 원인보다 다양한 원인이 복합적으로 발생할 때가 많다.
통증으로 몸이 뻣뻣하거나 얼얼한 느낌을 받거나 깊숙한 곳에서 은은한 통증 등이 나타나는 것이 대표적인 증상이다.
주로 목, 어깨, 하부 요통 등 특정 신체 부위에서 시작하지만 결국 온몸에 걸쳐 광범위한 근골격계 통증이 3개월 이상 나타난다.
또한 잠을 깊이 자지 못하거나 잠자다가 깨는 등 수면 질 저하로 피로감을 자주 느낀다. 섬유근육통 환자의 30%는 우울증, 불안감 등 정신적 증상을 호소한다. 이 밖에 손발 저림, 두통, 이상 감각 등 말초신경과 입 마른, 추위 민감성, 기립성 저혈압 등 자율신경계 이상이 동반될 수 있다.
3개월 이상 전신 통증이 나타나며 뒷목 부분, 승모세근, 가시위근, 무릎 등 18개 압통점 중 11개 이상 압통을 호소하면 섬유근육통으로 진단한다.
다만 사람마다 증상이 다르게 나타나기도 하기에 만성 전신 통증을 일으키는 다른 질환을 배제하는 것이 선행되며 다른 원인 질환이 없으면 섬유근육통을 의심할 수 있다.
치료는 증상에 따라 약물, 운동 요법, 인지 행동 치료 등을 시행한다. 단순 통증뿐만 아니라 이 때문에 발생하는 우울증ㆍ불안감 등 정신적 증상도 함께 치료해야 한다.
약물 치료는 통증 정도에 따라 시행하며 약국에서 구할 수 있는 소염진통제나 일반적인 스테로이드ㆍ마약성 진통제는 크게 효과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섬유근육통에 사용되는 약제는 변비, 구강 건조, 체중 변화, 졸음 등의 약물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어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박지혜 대동병원 류마티스내과 과장은 “통증이 발생하면 무리한 운동이나 스트레스로 인한 일시적인 것으로 대수롭지 않게 넘기거나 약물 복용으로 참는 경우가 많다”며 “원인을 알 수 없는 통증이 지속된다면 빨리 전문의에게 정확한 진단ㆍ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박 과장은 “생소한 질환에 원인과 예방법이 없어 덜컥 겁을 먹는 경우가 많지만 섬유근육통이 기형을 초래하거나 치료법이 없는 것이 아니기에 초기 증상에 따른 적절한 치료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섬유근육통 예방법은 없지만 평소 발병 원인이 될 수 있는 스트레스 관리가 중요하다. 물리 치료 등은 임의로 중단하지 말고 꾸준히 시행해야 빠른 호전을 기대할 수 있다. 신체에 무리가 가지 않을 정도로 유산소운동과 스트레칭을 하는 것도 도움된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