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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조국이 아니라 중국인가”… 구아이링 이별사에 발끈한 대륙

입력
2022.05.01 13:00
수정
2022.05.01 20:47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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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워요 중국" 이별 인사에
"결국 중국은 조국이 아니었다" 비판 봇물
中언론 "오성홍기 유니폼 입기 위해 돌아올 것"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메달리스트 구아이링이 지난달 8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베이징 동계올림픽·패럴림픽 총결 표창식 참석 전 자신이 딴 메달 3개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베이징=AP 뉴시스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메달리스트 구아이링이 지난달 8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베이징 동계올림픽·패럴림픽 총결 표창식 참석 전 자신이 딴 메달 3개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베이징=AP 뉴시스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메달 3개를 따낸 스키 선수 구아이링(谷愛凌·에일린 구)이 중국을 떠나며 남긴 인사 한마디가 또 한번 14억 중국인들을 섭섭하게 했다. 안 그래도 막대한 수익만 챙겨 '먹튀'한 듯한 행보가 중국 내 불만을 키운 마당에 "고마워요 중국"이란 묘한 뉘앙스의 이별 인사가 다시 도마에 올랐다.

지난달 27일 저녁, 구아이링은 중국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웨이보에 미국 스탠퍼드대 학업을 위해 중국을 떠나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고마워요 중국 (Thank you China)"이라며 올림픽 전후로 자신에게 큰 관심을 보여준 중국인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표했다.

중국인들은 냉소 가득한 비판을 쏟아냈다. "조국에 고맙다"고 해야지 "중국에 고맙다"는 말은 경우가 맞지 않다는 것이다. 한 네티즌은 "구아이링이 아직도 중국과 미국 가운데 어디를 조국으로 둘지 결정하지 못한 것"이라고 지적했고, 또 다른 네티즌은 "중국에서 돈 벌게 해줘서 고맙다는 뜻이 아니냐, 어서 집(미국)으로 돌아가라"고 비꼬았다. 구아이링의 블로그 게시물에는 비난 댓글이 4만7,000개 이상 이어졌다.

지난 2월 열린 베이징 동계올림픽 전부터 중국 매체들은 다른 어떤 선수보다 구아이링을 집중 조명했다. 미국인 아버지와 중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미국인이지만, 중국으로 귀화해 올림픽에 참가한 독특한 이력 덕분이었다. 미중 갈등 국면에서 '중국인 구아이링'은 2개의 금메달과 1개의 은메달을 따냈고, 중국 여론은 '중국은 위대하다'는 자부심을 안겨준 그에게 열광했다. 신드롬급의 인기를 바탕으로 구아이링이 중국에서 벌어들인 돈은 광고 수익만 약 400억 원으로 추정됐다.

일약 '중국의 영웅'으로 떠올랐지만, "올림픽을 마친 뒤 미국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계획이 지난달 뒤늦게 알려졌다. "중국에 있을 땐 중국인, 미국에 머물땐 미국인"이라는 그의 답변은 유별난 애국심을 자랑 삼는 중국인을 더욱 실망시킨 터였다.

올림픽 기간 "구아이링의 오늘 점심 메뉴는 만두였다", "인터뷰에서 유창한 중국어 실력을 뽐냈다"며 중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부각한 대다수 중국 매체들은 구아이링의 출국을 전하지 않거나, 짧게만 보도했다. 그나마 현지 매체 텅쉰왕은 "그는 18년간 미국에서 살았다. 자신의 삶을 위한 그의 선택은 존중받아야 한다"고 애써 방어했다. 이어 "중국 대표팀에 참가할 대회가 또 있다면 그는 주저없이 중국에 돌아와 오성홍기 유니폼을 입고 뛸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베이징= 조영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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