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6일 만에 실외 착용 의무화 해제에도
일부 시민 제외하곤 대부분 마스크 착용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566일 만에 해제된 2일, 시민 대다수는 "밖이라 해도 마스크 미착용은 어색하다"며 마스크를 벗지 않았다. 마스크를 벗고 거리로 나온 시민들도 아직은 머뭇대는 기색이 역력했다. 마스크 착용 습관이 굳어진 데다가 실내에선 여전히 써야 하는 터라 '노마스크' 일상 회복은 다소 시간이 걸릴 거란 전망이 나온다.
이날 오전 8시 30분 서울 강남역 인근. 출근길 시민 대부분은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마스크를 벗은 이들도 어색한 듯 손을 입 주변에 갖다댔고, 지하철역이나 건물로 들어갈 땐 주머니에 넣어뒀거나 귀에 걸쳐놓은 마스크를 신속히 썼다. 마스크 없이 출근하던 이모(29)씨는 "오랜만에 마스크를 벗으니 기분은 상쾌하다"면서도 "눈치가 보이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김상군(30)씨는 "바깥에서도 당분간 계속 마스크를 쓰는 것이 마음 편할 것 같다"고 말했다.
오전 9시 서울 관악구 서울대입구역 앞 버스정류장에선 차를 기다리는 시민 13명 중 1명만 마스크를 벗고 있었다. 대학생 이모(20)씨는 "첫날이라 다들 눈치보기 중인 것 같다"고 말했다. 도심 공원도 마스크를 벗은 사람이 소수이긴 마찬가지였다. 강남구 도산공원에 체험 활동을 나온 어린이집 원생 얼굴에도 모두 마스크가 씌워져 있었다.
마스크 벗기가 주저되는 분위기를 반영하듯 거리엔 '턱스크'를 한 이들이 종종 눈에 띄었다. 천모(35)씨는 "어차피 사무실에 들어가면 마스크를 써야 한다"며 "야외에선 예전처럼 턱에 걸치고 다니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방역 걱정에 보다 철저히 마스크를 쓰겠다는 반응도 없지 않았다. 회사원 김승연(32)씨는 "야외라도 마스크를 아예 안 쓰는 것은 시기상조인 것 같다"며 "당분간 평소처럼 마스크를 쓸 생각"이라고 말했다.
실내 마스크 착용은 여전히 의무이다 보니, 식당과 카페 등에선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입장하는 손님과 실랑이가 있지 않을까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압구정 로데오거리의 프랜차이즈카페 직원은 "손님에게 마스크 착용을 안내하는 과정에서 불만을 표출하는 사람이 있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관악구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자영업자 허모(56)씨도 "마스크를 소지하지 않은 손님이 있을까봐 비말 차단용 마스크를 한 통 구비해뒀다"고 말했다.
실외라도 마스크를 써야 하는 예외 상황이 적지 않다는 점에 혼란스러워하는 기색도 감지된다. 정부 지침에 따르면 50인 이상 집회에 참석하거나 공연 및 스포츠 경기를 관람할 땐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도 야외 승강장에선 마스크를 벗어도 되지만, 지하 승강장을 이용하거나 지하철, 버스, 택시에 탑승했을 땐 반드시 마스크를 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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