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추진비 유용 논란에 "추후 해소"
오등봉 개발 사업은 "최초 모범 사례""
전문성 부족, 잦은 말 바꾸기 지적받아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는 2일 열린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모두 부인했다. 제주도지사 시절 업무추진비 유용 논란에 대해서는 "추후 의혹을 해소하겠다"며 피해갔고, 오등봉공원 개발사업은 대장동과 다른 모범 사례라며 '셀프 칭찬'을 했다.
송곳 검증을 벼른 더불어민주당은 부동산 정책보다 원 후보자의 자질과 도덕성 검증에 주력했지만 결정적인 한 방이 없었다. 결국 그간 제기된 의혹들은 명확히 해소되지 않았고 여야는 원 후보자의 불성실한 자료 제출을 두고 공방만 벌였다.
고급 일식당 저녁 식대 16명이 47만 원? "국민 눈높이에서 해소"
원 후보자는 제주의 특정 고급 일식당에서 3년간 1,584만 원을 사용했다는 업무추진비 관련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매월 집행한 업무추진비는 공개하고 있어 도의회와 언론이 검증하는 내용"이라며 "어떤 경우에도 공적인 업무 외로 지출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원 후보자는 업무추진비 내역이 상세하게 공개되자 명확한 답을 내놓지 못했다. 박 의원이 제시한 업무추진비 사용내역을 보면 2020년 5월 16일 국회관계자 등 16명 47만 원, 19일 국회관계자 등 15명 42만 원, 28일 국회관계자 등 17명 44만8,000원이 해당 일식당에서 결제됐다.
박 의원은 "이 식당은 저녁 메뉴가 16만 원인데 17명이면 김영란법 위반이거나, 허위 기재"라며 "2년밖에 안 지났으니 국회 관계자가 누구인지 밝히면 된다"고 압박했다. 이에 원 후보자는 "어떤 모임이었는지, 참석자가 누구인지는 추후에 확인해 국민 눈높이에서 의문을 해소하겠다"고 피해갔다.
이후에도 업무추진비 관련 질의에 추후 답변하겠다는 식으로 원 후보자가 나오자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마치 청문회장에서 (관련 질문을) 처음 들어 답변이 불가능한 것처럼 답변 태도를 잡은 것 같은데, 청문회장은 하루만 넘기는 자리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조 의원의 지적에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은 "사전에 충분히 시간을 주지 않고 현장에서 답을 요구한다"고 원 후보자 대신 반박했다.
"오등봉은 대장동과 정반대로 전국 최초 모범 사례"
원 후보자는 오등봉공원 민간특례 사업의 특혜 의혹에 대해선 "대장동 개발사업과 다르다"고 적극 해명했다.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이 "오등봉 공원사업의 이익은 어디로 갔냐"고 질의하자 원 후보자는 "대장동같이 민간업자에게 공공의 땅을 몰아주도록 하는 걸 방지하기 위해 초과이익환수 조항이 들어간 전국 최초의 모범 사례"라고 강조했다.
원 후보자는 대장동과 차별화된 사업이라는 근거로 △초과이익환수 장치(민간수익 상한선 8.9%)를 넣으라고 한 사람이 없는데 자발적으로 넣었다는 점 △공사비 부풀리기 지적을 염려해 공사비 정산은 사업자가 아닌 제주도가 선정한 회계법인이 수행한 점 △환경영향평가 등 모든 절차가 민주당이 다수인 도의회에서 아무런 이의 없이 통과됐다는 사실을 거론했다.
그는 또한 "공원 조성 비용을 민간에 70% 이상 부담시키는데 87%를 공원 면적으로 하도록 했고, 100억 원을 사업 여부와 상관없이 확정 기여하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반면 민주당은 오등봉 개발사업의 민간사업자 수익 상한선이 8.9%로 설계된 것이 다른 특례공원 사업보다 높다고 지적했다. 김교흥 의원은 "세전으로는 9.88%인데 세후로 해서 8.9%라고 한다"며 "대개 (다른 사업들이) 4∼6%인 것과 비교하면 터무니없이 높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또 원 후보자의 국토교통 전문성 부족, 제주도정 부정 평가 51.9%, 반복되는 거짓말로 신뢰성 제로(0), 라디오 토론회에서 분노 표출 등을 꼬집으면서 몰아붙였다. 민주당의 공세에 원 후보자는 "(저를) 잘 돌아보고, 다스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