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내부선 '김오수 리더십' 책임론
"문무일·윤석열도 단초 제공" 비판
"국민 눈높이 맞는 대안 부재" 자성도
문재인 대통령이 3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검찰청법 개정안과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공포하면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은 돌이킬 수 없게 됐다. 검찰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검수완박' 입법 저지에 사활을 걸었지만, 입법 과정에 관여할 수 없는 데다 여론의 완벽한 지지를 받지 못하면서 속수무책으로 지켜봐야 했다.
'검수완박' 앞에서 유례없는 반발
검찰은 20년 이상 개혁 대상으로 지목돼 끊임없이 정치권에서 압박을 받았고, 이에 맞서 저항했다. 하지만 이번 '검수완박' 국면에서처럼 격렬하게 반발한 적은 없었다. 지휘부 총사퇴와 연일 이어진 대검 및 일선 검찰청의 반대 설명회, 19년 만에 열린 전국 평검사 회의와 전국 수사관들 성명까지, 법안에 대한 반발 움직임은 일사불란하고 조직적이었다. 공무원들이 국회의 입법 행위에 대해 집단행동에 나서고 있다는 비판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수장에게 쓴소리하는 검찰 내부
검찰 조직의 역대급 반발에도 법안은 공포됐다. 검찰 내부에선 김오수 검찰총장의 리더십 부재에 대한 비판이 고개를 들고 있다. 수장의 무기력한 대응이 법안 마련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김 총장은 법안을 두고 정치권 논쟁이 한창일 때 청와대와 국회를 오가면서도 검수완박 중재안과 여야 합의과정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 검사들은 "무책임하고 무능력하다"는 비판을 쏟아냈다. 한 검찰 간부는 "법무부 차관 시절 검경 수사권 조정을 통해 검찰 수사권 폐지의 단초를 제공해 놓고도, 문재인 대통령 앞에서 검찰권 통제 방안만 얘기해 실망했다"고 말했다.
김 총장뿐 아니라 문재인 정부에서 검찰 수장을 맡은 문무일·윤석열 검찰총장도 한 몫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 때부터 검찰을 개혁 대상으로 꼽으며 지속적으로 수사권을 축소시키려고 했는데, 검찰총장들이 정부 눈치만 봤다는 것이다. 윤 당선인은 검찰총장 후보자 시절 수사권과 기소권 분리 방안을 매우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지방검찰청의 한 부장검사는 "정부 눈치만 보면서 직접수사를 자제한 게 오히려 검찰 권한만 내준 결과를 초래한 것 같다"고 말했다.
국민적 공감대 형성엔 한계 지적도
하지만 검찰이 국민 눈높이에 맞는 대안을 제시하지 못한 게 '검수완박'의 원인을 제공했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검찰개혁 움직임이 있을 때마다, 반성하고 대안을 마련하겠다는 약속을 반복했지만, '검찰=개혁대상'이라는 여론을 바꾸는 데는 실패했다는 것이다. 법학전문대학원의 한 교수는 "현행 '검수완박 법안'이 여러 문제점이 있지만, 검찰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해야 하는 대전제를 부정하지는 못해 국민적 공감대를 못 얻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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