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이창용 총재 첫 주재 금통위
이달 물가 지표, 美 긴축 속도에
4월 이어 연속 금리 인상 무게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4.8%)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한국은행이 두 달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고개를 들고 있다. 꺾일 줄 모르는 고물가 압력에 한은이 재차 '인플레이션 파이터'로 나서야 한다는 요구도 커지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이 '빅스텝(기준 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밟을 경우, 한은의 긴축 행보는 예상보다 더 빨라질 수 있다.
3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한은은 오는 26일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를 열고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한다. 지난달 취임한 이창용 한은 총재가 주재하는 첫 통화정책방향 회의다. 시장의 관심은 지난달에 이어 한은이 연속 금리 인상에 나설지 여부다. 3월(4.1%)에 이어 두 달 연속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대를 기록한 만큼, 한은으로선 이번 금통위에서 고물가 상황을 우선순위에 둘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많다.
지난달 14일 초유의 총재 공석 상황에서 금통위가 금리를 연 1.5%까지 인상한 것도, 10년 만의 4%대 물가에 대응하기 위한 목적이 컸다. 이환석 한은 부총재보는 이날 물가 상황 점검 회의에서 "경제주체의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한국 시간으로 오는 5일 새벽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빅스텝을 예고하는 등 공격적인 긴축에 나서기로 한 것도 한은의 보폭을 재촉하는 요인이다. 시장에선 연준이 6월 금리를 한 번에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까지 단행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 경우 현 0.25~0.50%인 미국의 기준금리는 6월 1.50~1.75%까지 올라간다. 한은이 이달 기준금리를 1.5%로 동결할 경우 한미 금리는 역전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최근 "미국 금리 인상폭에 따른 자본 유출 문제와 환율 움직임을 봐야 할 것"이라며 연준의 결정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다만 연속 금리 인상이 경기 회복을 늦춰 성장률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한은이 물가만 보고 긴축에 속도를 내기는 여의치 않다는 분석도 있다. 지난 금통위 직후 주상영 의장 직무대행도 "물가만 보면 금리를 더 높여야 되지 않냐 생각할 수 있지만, 경기 하방 위험도 커져 생각이 다양해졌다"며 금통위원들 사이 경기 둔화에 대한 고민이 커지고 있다는 점을 드러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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