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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사 월급 200만원' 후퇴했고 '여가부 폐지' 빠졌다... 결국 '선거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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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사 월급 200만원' 후퇴했고 '여가부 폐지' 빠졌다... 결국 '선거용'?

입력
2022.05.03 18:45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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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 110대 국정과제 발표
오는 6·1 지방선거 여성표 의식했나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이 3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기자회견장에서 윤석열 정부 국정과제를 발표하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이 3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기자회견장에서 윤석열 정부 국정과제를 발표하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3일 발표한 새 정부 국정과제에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대선기간 제시한 약속에 못 미치거나 아예 빠진 내용이 눈에 띈다. 병사 월급 200만 원과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이 대표적 사례다. 현실적 제약을 고려한 결과라지만, '공약 후퇴' '선거용 공약'이란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병사 월급 200만원' 실현은 3년 후로 연기

윤 당선인이 대선 때 20대 남성 표심을 공략하기 위해 내걸었던 병사 월급 200만 원 공약은 '군복무가 자랑스러운 나라 실현' 과제에 담겼다. 병장 기준 현재 67만6,100원 수준인 급여를 단계적으로 인상, 오는 2025년 자산형성 프로그램 수익을 포함해 월 200만 원 수준의 보상을 실현한다는 내용이다. '취임 즉시 이병부터 매달 200만 원을 보장한다'는 공약과 비교할 때 실현 시기뿐 아니라 내용 면에서도 일부 후퇴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제는 공약 제안 당시부터 재원 확보에 대한 의문이 많았다는 점이다. 국정과제 반영 과정에서 당초 공약에서 후퇴한 것도 같은 이유 때문이다. 당장 6월부터 월급 200만 원을 보장하기 위해선 3조 원 이상이 필요한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손실보상 등 시급한 지출이 산적한 상황에서 예산 확보가 쉽지 않다. 일반 병사들의 월급을 급격히 인상할 경우 부사관·초급 장교와의 보수 역전에 대한 우려도 해소되지 않았다.

대선 기간 설익은 '선심성 공약'을 제시한 후 슬그머니 후퇴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배경이다. 그러나 인수위 측은 국정과제 반영 자체에도 의미를 부여했다. 인수위 관계자는 "기획재정부 등 유관기관들이 보수적인 반대 의견을 많이 냈지만 이것만큼은 꼭 해야 한다는 윤 당선인의 의지가 강했다"고 설명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3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열린 전체회의 도중 안철수 인수위원장으로부터 국정과제를 전달받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3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열린 전체회의 도중 안철수 인수위원장으로부터 국정과제를 전달받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6월 지방선거 '여성표' 의식?... 여가부 폐지 빠져

또 다른 대표 공약이었던 '여가부 폐지'는 아예 국정과제에 포함되지 않았다. 되레 한부모·다문화가족, 범죄 피해자 보호·지원 시스템 확립 등 과제에 여가부의 적극적인 역할을 명시했다. 현 정부 조직체계에 기반해 지난달 김현숙 여가부 장관 후보자를 지명했고, 이번 국정과제 선정에서도 여가부 폐지가 빠지면서 존폐기로에 섰던 여가부는 한숨을 돌리게 됐다.

안철수 인수위원장은 "시작부터 정부 조직개편은 인수위 단계에서 다루지 않겠다고 했다"며 "조직을 그대로 물려받아 운영하면서 문제를 점검하고 개편안을 구상하는 기간으로 삼겠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여소야대 정국에서 정부조직 개편이 국회 문턱을 넘기 쉽지 않은 현실을 감안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법 개정이 필요한 항공우주청 신설은 국정과제에 담겨 있다.

결국 새 정부 출범 20일 만에 치르는 6·1 지방선거에서 여성표를 의식해 속도 조절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많다. 이번 대선에서 다수의 2030세대 여성들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에게 표를 던졌던 것과 무관해 보이지 않는다. 선거 직전 여가부 폐지를 공식화할 경우 여성 유권자들의 반발을 또다시 자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조오섭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여가부 폐지와 관련해 "가장 논란이 됐던 공약"이라며 "(윤 당선인 측이) 지방선거를 피해 폐지를 노리는 것인지 지켜보겠다"고 꼬집었다.

강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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