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디야 한 가맹점 '노키즈존' SNS서 논란
점주 "수차례 안전사고 우려, 불가피한 조치"
이디야 "가맹점주 운영방식 개입 못 해"
프랜차이즈 카페 이디야의 한 가맹점이 실시한 '노키즈존'이 논란이다. 가맹점은 안전사고 우려가 반복돼 부득이하게 결정한 조치라고 설명하는데, 남녀노소가 이용할 수 있도록 규격화한 프랜차이즈 브랜드에서 노키즈존은 옳지 않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이디야는 "가맹점주의 재량이라 강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6일 이디야에 따르면 지난달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이디야의 수도권 한 매장 내 노키즈존 정책이 도마에 올랐다. 1층 문 앞에 '노키즈존'이라고 붙인 이 매장에 대해 온라인에서는 '프랜차이즈 카페마저 노키즈존을 거는 곳이 있다니 놀랍다'는 반응이 상당수다. 프랜차이즈 카페는 레시피와 안전 문제를 반영한 인테리어까지 규격화하는데 어린이를 배제하는 것이 맞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해당 매장 "안전사고 우려에 매출 영향...부득이한 결정"
이날 찾아간 해당 가맹점은 지역 핵심 상권의 한 건물 1층에 자리 잡고 있었다. 인근에 아파트 단지와 초등학교, 공원과 관공서 등이 있어 다양한 연령대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이었다.
매장 문 옆 유리창과 내부 무인 키오스크 옆에는 'NO KIDS ZONE(under 13) 어린이 안전사고 및 이용자 배려를 위한 부득이한 결정입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라고 적힌 포스터가 붙어 있었다. 13세 미만 어린이를 동반하면 테이크아웃과 매장 밖 데크 테이블에서만 취식이 가능했다. 주변에 개인 카페와 프랜차이즈 카페가 여럿 있었지만 '노키즈존'을 내건 곳은 없었다.
가맹점주는 코로나19 확산 전인 2020년부터 노키즈존으로 운영해 왔다고 밝혔다. 복잡한 매장에서 보호자가 아이들의 행동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아 영업에 지장이 있었다는 것이다. 가맹점주는 "코로나19 전에는 새벽 2시까지 영업할 정도로 장사가 잘되는 상권이라 항상 매장이 복잡했다"며 "아이들이 정신없이 뛰어다니다 테이블 모서리에 부딪혀 이마를 다치거나 자동문에 끼이는 등 안전사고가 발생하는데 부모들이 제재를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들이 시끄럽다고 싫어하는 손님들로 매출에도 영향이 있었다. 이런 상황이 반복돼 본사에 사정을 설명하고 노키즈존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했다.
이에 이디야 본사는 수차례 가맹점주를 설득했다고 했다. 이디야 관계자는 "브랜드 이미지와 다른 가맹점 피해를 우려해 슈퍼바이저(관리자)가 해당 점포를 방문해 노키즈존으로 운영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했으나 가맹점주가 운영 방침을 고수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디야 본사 "운영 방식 강제 못 해...지속적으로 설득 중"
이디야는 본사가 개입해 운영 방식을 바꿀 수는 없어 속을 태우고 있다. 이디야는 커피 브랜드 중 매장이 가장 많지만 직영은 거의 없다. 전국 3,000여 매장 중 약 2,980개가 가맹점이다. 해당 가맹점의 경우 '노트북 사용자 카페 이용 3시간 제한' 운영 방침도 있는데, 노키즈존도 이처럼 가맹점주 재량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디야 관계자는 "가맹계약서에 본사가 가맹점 사업자의 세부적인 운영 방식 등에 지나친 간섭이나 강제를 할 수 없다고 명시돼 있다"며 "노키즈존도 지속적으로 가맹점주를 설득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향후 노키즈존 운영 금지를 반영한 가맹계약서 수정에 대해서도 이디야는 "계약서를 개정하면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심사를 받아야 하는데, 노키즈존 금지 조항은 공정거래법상 부당 경영 간섭 조항을 위반하는 셈이 돼 심사 통과가 어렵다"고 난색을 표했다.
하지만 이런 본사의 입장이 가맹점주의 노키즈존 선택을 가속화할 여지도 있다. 2017년 국가인권위원회는 13세 이하 아동의 이용을 일률적으로 제한하는 것은 합리적 이유가 없는 차별행위라고 판단하고 아동을 식당 출입에서 배제하지 않을 것을 권고한 바 있다.
장하나 정치하는엄마들 활동가는 "이디야 전체 가맹점이 노키즈존으로 운영해도 본사는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것이 아닌가"라며 "가맹점주가 개인사업자라고 해도 이디야 같은 대형 프랜차이즈가 노키즈존으로 인식될 때의 사회적 파급은 일반 개인사업자와 같지 않다. ESG경영 차원에서도 아동을 배제하지 않는 문화를 선도할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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