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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서두른 이재명 등판, 유권자 납득하겠나

입력
2022.05.07 04:30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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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3월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선대위 해단식에 참석한 뒤 당사를 떠나고 있다. 오대근 기자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3월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선대위 해단식에 참석한 뒤 당사를 떠나고 있다. 오대근 기자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가 6일 이재명 전 경기지사를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인천 계양을에 공천하기로 했다. "직접 출전해 진두지휘하겠다"는 이 전 지사 요구에 따라 그에게 선거대책위 총괄상임선대위원장도 맡겼다.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도 이날 인수위 해단에 맞춰 "경기도를 포함한 수도권의 선거 승리를 위해 몸을 던지겠다"며 분당갑 보궐선거에 출마할 뜻을 밝혔다.

이번 재보궐선거가 그들에겐 정치 활동 재개를 위한 맞춤의 기회이겠지만 대선 후보로 나섰던, 소위 거물 정치인들이 대선 후 두 달 만에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는 것은 전에 없던 일이다. 누구에게나 정치 활동의 자유는 있다. 이번 출마가 사리사욕을 챙겼다기보다는 당 안팎의 요구에 따라 결정된 부분도 적지 않다. 국민의힘으로서는 6월 1일 지방선거와 보궐선거가 국회 여소야대 구도를 보완한다는 의미에서, 민주당은 대선 패배의 후유증을 극복하고 정국 주도권을 뺏기지 않는다는 차원에서 중요하다. 연고 없는 지역구 전략공천이 드물지도 않다.

하지만 대의제의 취지를 생각하면 이처럼 인연 없는 지역구 출마가 환영받을 일은 아니다. 특히 이 전 지사가 연고지인 분당갑에서 재보궐선거가 치러지는데도 표 계산을 해가며 인천 계양을에 출마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대장동 개발, 법인카드 유용, 성남FC 후원금 등 대선 기간 불거진 여러 의혹으로 수사선상에 오른 상황에서 정치활동 재개가 맞는지도 의문이다. 대선 대패에 충분히 자숙할 시간을 갖지 않고 출마한다는 비판에서도 자유롭지 못하다. 이런 비판에 대한 책임 있는 설명이 불가피하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무리한 전략 공천이 횡행해 공천 민주주의가 목소리만 높았지 퇴색하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심지어 일부 정치인은 지방선거 경선에서 패한 뒤 마치 쇼핑하듯 재보궐선거에 나서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풀뿌리 민주주의를 무색하게 하는 이런 구시대적 행태야말로 표로 심판해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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